28일 전격적인 이라크 주권 이양으로 끝난 지난 14개월간의 미군의 이라크 통치를 미 언론들은 대체로 실패로 규정했다.
AP통신은 28일 “이라크 인들은 미 군정의 고통이 지난 23년 간의 후세인 치하와 다르지 않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미군을 점령군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전ㆍ현직 미 군정 관계자들도 군정 실패를 자인했다고 보도했다. 군정에 자문했던 미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연구원 래리 다이아몬드는 “우리는 바른 길로 가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군정 실패가 자의적 판단에 따라 미국적 가치를 일방적으로 주입한데 따른 필연적 결과라는 시각을 보였다.
이라크는 2차대전 직후의 독일과 일본이 아니었던 것이다.
미 언론들은 또 치안확보 실패와 이라크 구체제의 완전한 부정에서 실패 원인을 찾았다.
AP통신은 “버려진 이라크 기득 세력이 저항 선봉에 서면서 치안이 불가능해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 수감자 학대 사건으로 이라크인들은 결정적으로 미국에 등을 돌렸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7일 ‘실패한 정책의 재앙’이라는 사설에서 “이라크전은 바보스러운 기념물로 자리잡고 있다”며 “아랍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미국을 약자를 괴롭히는 싸움꾼으로 인식하게 됐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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