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안정" 국제 공조 가속

IEA회원국 비축유 방출 결정…한국도 288만 배럴 풀기로
지난주말 WTI 2.7%등 유가 큰폭 하락

한국 등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을 중심으로 비축유 방출 등 국제 에너지시장 안정을 위한 공조노력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구체화하면서 지난주 말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산업자원부는 4일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을 지원하기 위해 하루 9만6,000배럴씩 30일 동안 288만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IEA가 지난 3일 26개 회원국에 공동비축유 방출을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IEA가 계획하고 있는 방출분(하루 200만배럴씩 30일간 총 6,000만배럴)의 4.8%에 달한다. 정부는 방출되는 비축유의 종류와 방출방식 같은 세부계획을 이번주 안에 확정하고 이달 중순부터 방출을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IEA의 지원계획에는 극심한 공급난에 허덕이고 있는 휘발유도 하루 100만배럴씩 공급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미국의 휘발유 대란을 진정시키는 데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축유 방출분은 약 11~14일 이후에는 시장에 풀릴 전망이다. 미국은 전략비축유 3,000만배럴을 방출할 계획으로 이미 2일 엑슨모빌ㆍ발레로에너지ㆍ토털SA 등에 910만배럴의 석유를 빌려줬고 당일 오후에는 BP에 200만배럴, 마라톤오일에 150만톤을 대여하는 등 총 1,260만톤을 석유업체에 제공했다. 국제 에너지 공조체제가 가동하면서 원유ㆍ휘발유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락했다. 2일 미국 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1.90달러(2.7%) 하락한 67.57달러에 장을 마감했고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영국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1.66달러(2.5%) 떨어진 66.06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휘발유는 10월 인도분 가격이 전일보다 갤런당 22센트(9.4%) 폭락한 2.1837달러에 거래를 마쳐 이틀째 내림세를 보였다. 휘발유 선물가격은 지난달 31일 장중 한때 2.90달러까지 폭등했지만 이후 이틀간 16.5%나 폭락해 점차 안정세를 되찾는 모습이다. 오영호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장은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원유가에 영향을 주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국제가격 안정에 크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비축유 방출은 80년 정부비축 사업을 시작한 후 2번째로 90~91년 걸프전 당시 미국ㆍ독일ㆍ일본 등과 함께 총 494만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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