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중도 진보' 야당 단체장과 10년 넘은 이웃사촌

이재명 시장에 시정 조언도

문창극(66) 국무총리 후보자가 이념이 다른 야당 단체장과 같은 아파트에 10년 넘게 '이웃사촌'으로 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강경 보수'인 문 후보자가 사는 경기도 분당 수내 금호양지아파트의 동네주민은 '중도 진보' 성향의 이재명(50·사진) 성남시장이다. 두 사람은 한 아파트에서 문 후보자가 20층, 이 시장이 24층으로 같은 라인에서 산다. 이들이 사는 아파트는 25층짜리 48세대로 구성돼 있으며 시가 10억원선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제신문이 문 후보자의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니 전용면적 164.25㎡로 대형 아파트다. 과거 공급면적 평형 기준으로 61평형(201.65㎡)이다.

문 후보자는 지난 2001년 1월 송파의 한 맨션에서 이곳으로 이사 왔고 이 시장은 그보다 앞서 1998년에 입주했다.

성남시청까지 4㎞가량을 걸어서 출근하는 이 시장과 달리기 운동을 하는 문 후보자는 아침에 왕왕 만난다. 이념을 떠나 만날 때마다 반갑게 인사하는 사이다. 문 후보자가 기회가 될 때마다 시정에 관한 아이디어도 준다. 이 시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문 후보자가 지역에 대한 애정이 많아 가로등이나 조경·도로 문제 등 작은 아이디어부터 '보수와 진보를 떠나 통합적으로 시정을 운영하라'는 조언까지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아파트를 사서 지금도 빚을 갚고 있는데 문 후보자가 3년 뒤 이사 와 인연이 시작됐다"며 "아침에 출근할 때 문 후보자를 보면 점잖고 인물이 훌륭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자의 또 다른 이웃인 K씨는 "딸이 셋인 문 후보자는 올봄 막내가 결혼하기 전까지는 아침 일찍 판교역까지 차로 데려다줬다"며 "이념적으로는 보수 색깔이 강하지만 평소 쓰레기도 직접 버리고 소탈한 이웃"이라고 증언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이웃사촌이기는 하지만 두 사람의 정치이념은 판이하다.

문 후보자가 중앙일보에서 주필과 대기자를 한 언론인 출신으로 새누리당 성향의 '우파 보수 논객'인 것에 비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인 이 시장은 시민단체와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당직자 생활을 하다가 이번에 시장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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