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회할 듯"

경상흑자 대폭 감소 전망..통화정책기조 유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아울러 지난해말부터 견지해온 통화정책의 기조는 당분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혀 일각에서 제기된 연내 콜금리 동결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간접적으로 피력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현행 4.00%로 유지한다고 밝힌 직후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유가와 환율이 당초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어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쪽으로 여건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2006년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5% 성장률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는 또 "지난 2,3월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였고 실무검토 결과 지난달에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전체로는 경상수지가 흑자를 나타내겠지만 흑자규모는 전망치에 비해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이나 경상수지 흑자 등의 구체적인 수치는 오는 7월에전망치 조정 발표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혀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지표 전망치를 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에 대해 "내수부문은 당초 예상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물가도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원유가격과 원화값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예상과 다르게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해 "최근 실물지표나 심리지표를 두고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으나 지난해 하반기에 상당히 빨랐던 경기회복 속도가 올들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이날 콜금리 동결로 당분간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일부지적에 대해서는 "한은이 최근 몇개월간 취해온 통화정책의 기본방향은 유효하다"며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이와 관련, "유가와 환율이 지금 상황보다 크게 나빠지지만 않는다면 우리경제가 그런 영향을 흡수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최근의 환율 급락에 대해 이 총재는 "한국경제가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원화값 변화도 다른 통화의 변동에 영향을 받는다"며 "최근 4년간 기준으로 보더라도 원화 절상폭이 컸다는 점은 앞으로 주요 통화간의 환율변동에 참고사항이 될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당국이 가격변수(환율) 자체를 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가격변수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지켜보고 이를 저해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바른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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