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의 PDP 업체인 필립스가 PDP TV 시장에서 점진적으로 철수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6일 루디 프로부스트 필립스 가전담당 최고경영자가 최근 홍콩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북미와 오스트레일리아를 제외한 전지역에서 PDP TV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며 “이의 일환으로 중국에서는 올 연말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보도했다.
필립스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PDP TV 부문 보도에 대한 정확한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필립스는 장기적으로는 경기순환형 장치산업에 대해 투자를 중단하고 헬스케어 부문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혀 PDP TV 부문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필립스는 삼성전자ㆍLG전자ㆍ마쓰시타 등과 함께 평판TV 시장의 대표 주자 중 하나로 지난해 PDP TV시장에서 10%가량을 점유하며 세계시장 4위를 차지했다.
필립스가 PDP TV 사업을 축소함에 따라 삼성전자ㆍLG필립스LCD 등 LCD진영은 평판TV 시장주도권을 한층 강화하게 됐고 삼성SDI와 LG전자 등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필립스는 지난해 전체 PDP패널의 60%를 삼성SDI로부터, 40%를 LG전자로부터 공급받았기 때문에 국내 PDP업계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특히 삼성SDI는 지난해 전체 PDP패널 출하량 중 20%를 필립스에 공급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았다.
이에 따라 삼성SDI 등 국내 PDP업계는 다방면의 채널을 동원해 필립스의 정확한 의중 파악에 나섰으며 향후 미칠 영향을 검토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PDP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의 경우 워낙 판매량이 적어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필립스가 45만대가량의 PDP TV 판매량을 기록한 유럽에서 사업을 접게 된다면 국내 PDP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