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최태원 회장의 경영복귀를 계기로 전면 개편된다.
수펙스추구협의회가 그룹의 명실상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도맡도록 위상을 강화할 방침이다. 일부 구성원 변동을 통한 인적 재편이 동반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분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다.
사실상의 '수펙스 3.0 체제'가 출범하는 셈이다.
13일 SK그룹에 따르면 이 같은 수펙스 3.0 체제가 이르면 다음달부터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과 그룹 사장단은 다음달 열릴 'CEO 세미나'를 통해 내년 사업방향과 함께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최종 논의할 계획이다.
SK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앞으로 회장을 따라 움직이는 기구가 아니라 앞서 방향을 제시하고 실질적인 사업기회를 찾아내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조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단순한 그룹 사장단 회의에 그쳤던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지난 2012년 말 최 회장의 주도로 최고 의사결정 기구의 권한을 갖게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수펙스 2.0 체제는 그동안 최 회장의 부재로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SK그룹은 이번 개편을 통해 수펙스추구협의회가 그룹의 비전을 제시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명실상부한 최고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현재의 7개 위원회 체제는 유지되지만 각 위원장 등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글로벌 마케터' '글로벌 이노베이터'의 역할을 맡고 수펙스추구협의회는 계열사의 사업 전반에 대한 조율사 역할과 신규사업을 발굴하는 등 이원적 체제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어려운 시간들을 겪은 만큼 차제에 지배구조 측면에서 가장 모범적인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