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지수가 5개월여 만에 2,010선을 넘어서면서 박스피 장세를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유동성 확대, 기업실적 호조 등에 힘입어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경우 국내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이 가속화돼 지난 2011년 기록했던 사상최고점(2,282)을 넘볼 수도 있다는 기대마저 내놓았다.
은성민 메리츠증권종금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1~2월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해 조정 가능성이 있지만 그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며 "대외 경제여건이 우호적인데다 기업실적 개선 추세도 뚜렷해 한국 증시의 매력도는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 센터장은 코스피 예상 지수를 1,930~2,150선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최근 2년간 국내 증시는 펀더멘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었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까지 더해지면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시장을 이끌어온 글로벌 유동성의 한국증시 유입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자산매입을 본격화하면 추가적인 유럽계 자금의 증시유입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또 일본과 중국도 연내 추가 완화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 이들 국가의 자금 역시 한국증시로의 순유입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은 "ECB가 다음주부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대외여건이 좋아지고 있고 리스크는 완화되고 있다"며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소외 받았던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이고 기업실적도 개선되고 있어 지수조정이 있더라도 큰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지수는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더 좋을 것"이라며 "이미 저점은 지났고 올해 2,18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박스권 돌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중 박스권 돌파는 힘들어 보이고 2,100선까지 올랐다가 조정을 받고 다시 하반기에 상향 돌파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센터장은 "ECB의 양적완화와 선진국 증시 랠리, 중국 경기부양 등 대외 분위기가 긍정적이지만 오는 6월로 예정된 미국의 금리인상이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주가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반기 미국 금리인상이 본격적인 경기회복 신호탄으로 해석되면서 하반기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 센터장은 상반기에는 1,940~2,100선, 하반기에는 2,26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봤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상승 추세가 연장될 수 있지만 당장 박스권 돌파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조 센터장은 "미국 금리인상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상반기 상향 돌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유럽 양적완화 성과 확인과 함께 미국 금리인상 부담감이 사라지면 역사적 최고점인 2,250선까지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유망업종으로는 경기민감주와 대형주를 꼽았다. 중소형주 상승 장세 속에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대형주 중심의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커질수록 대형주 중심의 랠리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봤다.
유망업종으로는 조선·건설·화학·철강·자동차·반도체부품·증권주 등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