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발목을 잡으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는 기관의 매도공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투신권의 주식형수익증권 잔고가 줄어들고 있고 환매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관들의 순매수 전환은 당분간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라크 긴장 고조와 북핵 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고 미국 증시 또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기관들의 매도공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기관의 순매도 규모가 100억원 내외로 크지 않아 향후 시장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투자주체의 또 다른 축인 외국인과 개인들이 매수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관 올들어 560억 순매도=기관투자가들은 올들어 지난 8일까지 567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29일과 30일 각각 90억원과 9억원의 순매수를 보인 이후 연일 매도세다. 이에 앞서 기관은 지난달 한달 동안 914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인 바 있다.
특히 개인과 외국인이 4일째 동반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기관은 팔자로 나서 지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왜 매도하나=기관들이 매도로 일관하는 이유는 우선 1분기 시장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북핵문제, 이라크전 발발 가능성 등으로 대외여건이 좋지 않은 점도 기관들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다.
특히 투신권의 주식형 수익증권과 주식 혼합형 상품의 잔고가 각각 지난해 9월17일과 2000년 6월 집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증시 자금이 기관을 이탈하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기관의 매수여력은 크게 약화됐을 뿐만 아니라 고객돈을 돌려주기 위해 신규등록주를 서둘러 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관투자가는 고수익펀드에 배정된 신규등록종목을 중심으로 내다팔고 있어 이들 신규주들은 연일 순매도상위종목에 올라 있는 상태다.
◇기관 매도세 1분기 동안 지속 우려=전문가들은 기관의 매도공세가 1분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코스닥시장의 변동성 및 불투명성 등이 당분간 기관들의 발을 묶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기관들의 매도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 기관들의 매물로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3월과 4월에 각각 2,313억원과 2,084억원에 달했던 기관 매도규모가 하반기 들어 1,000억원 이하로 감소하는 등 기관 보유 물량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규진기자 sk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