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우조선해양(042660)의 2조원대 손실이 드러난 '쇼크'에 이어 삼성중공업(010140)도 2·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1조원대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알려지며 증폭된 공포감이 관련업계 중견기업으로 쓰나미처럼 확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을 포함해 '조선 빅3'에 납품하는 업체의 줄도산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던 세진중공업과 신한기계의 상장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 수주를 중심으로 조선업과 유사한 건설업까지 유탄을 맞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2조원 추가 손실 쇼크가 발생한 지난 14일 이후 국내 5대 조선사(대우조선·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010620)·한진중공업(097230))의 시가총액은 17조376억원에서 13조9,313원으로 18.2% 감소했다. 특히 현대·대우·삼성 빅3는 각각 시총이 1조원 가까이 줄었다.
이 같은 피해는 조선업종의 중소·중견 기자재업체로도 이어져 해덕파워웨이(102210)의 시총이 815억원으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성광벤드(014620)(328억원), 동성화인텍(033500)(89억원), 현진소재(053660)(25억원) 등도 시총이 급락했다.
이미 부도를 맞은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조선해양기자재 글로벌지원센터에 따르면 매출액이 100억원대인 부산 지역 중견 조선 기자재업체 2곳이 최근 1차 부도를 맞았다. 조선기자재센터 관계자는 "최종부도 상태가 아니어서 회사이름을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우조선의 2조원대 손실이 알려진 후 기자재업체에 대한 대출회수와 신용등급 강화 등 금융회사 압박이 심해지고 있어 줄도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개선으로 IPO 꿈에 부풀었던 기업들도 날벼락을 맞은 분위기다. 지난달 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세진중공업은 투자자의 관심이 식을 수밖에 없어 울상을 짓고 있다. 세진중공업은 현대중공업그룹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어 별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수주산업 전체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로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신한기계의 연내 상장도 물 건너갔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 회사는 2012년 '도미누스-네오스타 전략성장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해 500억원을 조달하면서 3년 내 IPO를 약속한 바 있어 기업공개를 마냥 미루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문제는 조선업 전반에 걸친 도미노 피해현상이 수주산업 전체로 파급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000720) 주가는 이날 -4.7%로 건설업종 중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현대산업(-3.82%), GS건설(-3.29%), 대우건설(-2.55%) 주가도 주저앉았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조선업처럼 건설업체도 해외 수주 비중이 높다"며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수주가 펑크 날 수 있다는 위험성이 높아져 관련업계로 투자 부담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