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가지수 만든다

정부가 내년으로 예정된 통합 증권시장 출범에 맞춰 미국의 다우존스지수처럼 30~50개 우량종목으로 구성된 새로운 주가지수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중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재정경제부는 8일 거래소와 코스닥의 통합증시인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출범을 계기로 거래소 및 코스닥 우량종목 30~50개를 추려내 한국의 주식시황을 대표하는 새로운 지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방안은 현재 시가총액 상위200개 종목으로 구성된 KOSPI200과 배당성향이 높은 50개기업으로 구성된 KODI50등 종합주가지수외 주가지수가 있기 때문에 `시황반영`을 명분으로 주가를 띄우기 위한 `편법지수`개발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종합주가지수를 개발한다는 정부의 구상은 말 그대로 구상 단계지만, 재정경제부 내부의 공감대는 폭넓게 형성돼 있어 주가지수 개편작업이 의외로 탄력을 얻을 가능성도 높다. 변양호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은 “미국의 다우존스30 지수와 같이 소수 우량기업의 주가움직임을 알려주는 새로운 주가지수 개발이 국내 증시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소 강조해 왔다. 재경부의 이 같은 인식은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인정받고 있다. 우량종목들의 상승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종합주가지수를 대신한 새로운 지수를 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량종목 중심의 새로운 지수는 결국 `주가지수 인플레`와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지수는 좋아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켜 투자자들의 판단을 흐릴 가능성이 높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정부가 소수의 우량종목을 골라 단순평균으로 주가를 산출하는 `새로운 지수` 개발을 들고 나온 전력이 있었다는 점에서 시장은 정부의 의도와 강행의지를 반신반의하고 있다. 지난 90년 이후만 보더라도 92년4월과 97년8월 등 새로운 지수개발이라는 애드벌룬을 띄었다. 한결같이 주가가 떨어지던 시기다. 재경부에서 흘러나오는 `증권시장 통합에 따라 코스피와 코스닥의 우량종목을 모으겠다`는 발상도 의문을 낳는 대목이다. 거래소와 코스닥, 선물거래소가 단일거래소 형태로 합쳐지지만 시장은 그대로 존속된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인 발상으로 지적되고 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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