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9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옐런 의장은 금리인상 시점과 관련해 제3차 양적완화(QE3)가 종료된 후 "대락 6개월 정도 (이후가) 아닐까 싶다"고 말해 내년 4~5월께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여기에 비교적 차분하게 반응했다. 연준의 양적완화 종료와 금리인상은 예고된 것이어서 금리가 뛰거나 주가가 폭락하지도, 환율이 급변동하지도 않았다. 미국 경제가 금리인상을 예고할 정도로 성장이나 고용 등에서 나쁘지 않아 경기전망이 밝다는 점도 시장안정의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미국과 비슷한 시기에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펴온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시작하면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의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온 우리도 금리조정의 압박을 피할 수 없다. 통화당국 입장에서도 금리격차에 따른 불균형을 막기 위해 미국과 비슷한 시기에 금리정책 기조를 틀 수밖에 없는 처지다.
옐런 의장의 발언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2008년 이후 지구적 단위에서 전개된 저금리 기조의 종식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가계와 공공 부문의 부채가 각각 1,000조원과 900조원을 넘어선 우리로서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게 생겼다. 당장 취약계층의 신용하락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비용으로 자금을 사용했던 중소기업들도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로 자금난까지 발생할 수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경기침체까지 현실화할 때는 신흥국에 투자됐던 국제자본의 이동이 빈번해져 신흥국들의 지급 여력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자본시장이 흔들리고 수출여건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사전점검 태세가 필요하다. 유동성 잔치가 끝나가는 흐름에 맞춰 차분하게 대응하고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