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급여로 주식 대신 현금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미국 기업들의 순이익은 평균 20% 이상 늘어나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테러위협, 고유가,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들어 다우지수 및 나스닥지수는 각각 4%, 6% 하락했다. 지난해 다우지수가 25%, 나스닥지수가 50% 가까이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급여의 상당부분을 스톡옵션 등 주식과 관련된 자산으로 지급받는 기업 CEO들의 현금 선호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S&P 500 지수에 포함되는 대기업의 CEO들은 전체 급여의 34%를 주식으로 받았다. 전문가들은 주식 시장 약세가 지속된다면 전체급여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식 대신 현금을 요구하는 CEO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 회사인 타워스 페린의 더그 프리스크는 “올해 CEO 현금 급여는 지난해보다 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식을 통한 보상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엔론ㆍ월드컴 사태 등에서 기업 임원들이 주가를 높이기 위해 회계부정까지 서슴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도 CEO들이 주식과 관련된 인센티브를 기피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주가에만 집착하는 기업 임원들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감독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