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미래를 준비하자
안공혁 손해보험협회 회장
안공혁 손해보험협회 회장
현대 산업사회는 석유 없이는 존재하지 못한다. 자동차 연료는 물론 우리들이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거의 모든 제품들이 석유로부터 나온 것들이다. 이런 석유를 지금과 같은 규모로 소진할 경우 앞으로 40년 정도면 석유가 고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한 듯 국제유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세계에너지기구(IEA)도 중국과 인도 등의 수요증가로 향후 에너지소비가 60% 정도 급상승할 것임을 예측하고 있어 앞으로 석유확보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석유자원의 안정적 확보도 중요하지만 정작 우려되는 것은 화석에너지의 고갈에 따른 대체에너지 개발 문제가 바로 코앞으로 닥쳤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대외의존도가 97%에 달하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태양열이나 풍력 등 자연계에 순응하는 환경친화형 에너지에 대한 연구는 물론 연료전지와 수소에너지 등 대체연료에 대한 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국가안보 차원에서의 장기적인 에너지확보 전략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미 선진국들은 산업혁명보다 큰 에너지혁명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고 다양한 청정신생에너지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개발은 둘째로 치더라도 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소비형태부터 고쳐야 할 점이 너무나도 많다.
독일의 주택가에 가보면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전등을 거의 켜지 않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또한 겨울에도 집안에서 스웨터를 입고 생활하며 될 수 있으면 난방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파트에서 한겨울에 속옷 차림으로도 더워 창문을 열어놓는다거나 말 그대로 물 쓰듯이 아까운 줄 모르고 전기를 써대는 우리의 상황과는 너무도 딴판이다.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독일인들도 그렇게 아끼며 사는데 에너지의 97%를 수입해 쓰고 있는 우리나라가 머지 않은 장래에 실제상황으로 닥칠 에너지위기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날개 잃은 새처럼 성장의 동력을 멈추고 엄청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어디 수 십년 후를 내다보고 장기적인 계획과 준비로 대비해야 할 사안이 에너지대책뿐이겠는가. 정치ㆍ경제ㆍ교육ㆍ문화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미래에 대한 혜안은 앞으로 우리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침체와 갈등으로 온 국민이 노심초사 하고 있는 이때에도 우리의 눈은 미래를 내다보고 있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입력시간 : 2004-11-03 1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