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안정만 보장되면 올해 파업은 피해가겠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올해 임금ㆍ단체협상이 파업 등 충돌 없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조의 한 고위간부는 2일 “임단협을 이르면 오는 6월 말, 늦어도 7월 초에는 마무리할 것”이라며 “경제위기에 따른 시장상황을 감안해 소모전을 피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고용안정만 보장되면 올해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는 정부가 자동차 산업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노조의 파업금지를 비롯한 노사관계 선진화를 제시한 데 대한 현대차 노조의 결단으로 풀이된다. 또 글로벌 위기상황에서 무리한 임단협과 ‘파업 카드’가 노조이기주의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데다 자칫 공멸할 수 있다는 공감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1년 동안 2007년을 제외하고 매년 파업을 해왔다. 3월31일 노사 간 물량조정 합의로 순풍을 맞은 임단협은 지난해보다 이르면 3개월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올 임단협 일정은 15일께 노사 첫 상견례를 시작해 5월 중순께 협상 최종안이 나온다. 지난해 임단협은 9월 중순 추석이 지나서야 마무리돼 생산차질이 심각했다. 현대차 노조의 한 관계자는 “5월 중순께 사측과 임금협상안을 적정선에서 조율한 뒤 좋은 결과를 도출해낼 것”이라며 “잡음 없이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대차 노조의 일정으로 볼 때도 파업을 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9월 현대차지부장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한달 전인 8월에 지부장을 선출하려면 적어도 7월에는 선거관리위원회 체제로 돌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또 금속노조 차원의 단체협상 시기가 맞지 않아 매년 되풀이돼온 소모전에서 벗어날 구상도 있다. 그동안 단체협상을 현대차 노조는 홀수연도에, 금속노조는 짝수연도에 실시해 현대차 노조의 경우 금속노조 단체협상이 진행되는 해에도 불필요한 투쟁을 벌여왔다. 이를 위해 현대차 지부는 올해 단체협상 유효기간을 1년으로 단축해 금속노조와의 단체협상 시기를 맞춘다는 복안을 가졌다. 이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최단시간 내에 교섭과 협상을 하는 신속한 구조로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