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과 금강고려화학(KCC)간의 경영권 갈등과 관련, 현대백화점 측이 처음으로 입을 열면서 앞으로 `범현대가`의 입장표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 현대백화점이 보유하고 있는 엘리베이터 지분 2.9%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안은 정몽근 회장이 회사 경영과 관련된 제반 입장을 고려해 주총 전에 직접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사망 이후 촉발될 양측의 경영권 분쟁에서 당사자 외에 현대가에서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 측의 이날 발표는 지난달 28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측이 “범현대가가 중립적인 입장을 지킬 것”이라고 언급한데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정몽근 회장은 현재 현정은 회장과 KCC 어느 쪽도 지지한다고 결정한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중립적인 입장을 보일지 KCC측의 손을 들어줄지는 아직 미지수임을 시사했다.
현대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 현대백화점 회장이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것은 다른 현대가 지분의 향방도 구체화 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주총을 앞두고 현대 집안 내에서 어떤 식으로든 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을 비롯한 범현대가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15.4% 보유하고 있어 오는 3월 예정인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서 이들의 의중이 가장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