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사임? 유임? 與 지도부는 고민중

盧대통령 귀국후 黨입장 밝힐 듯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노무현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에서 돌아온 뒤 이해찬 총리의 거취 문제와 관련, ‘사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게 될까?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노 대통령 귀국 후 어떤 식으로든 당의 입장을 피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별 의원들에게 지도부에게 맡겨달라며 함구령을 내린 것은 곧 이 총리 문제에 대한책임을 지도부가 떠안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동영 의장은 1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9일) 지도부 만찬에서 개별 의사 표명 자제해 달라고 의원들에게 부탁하면서 지도부 믿고 신뢰해 달라고 했는데 책임도 막중하다는 의견을 나누었다”고 말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이 문제(총리 거취 문제)를 지도부에 맡겨달라고 한 만큼 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고민하고 당이 분명한 입장 해내야 한다”며 “지도부가 알아서 할 테니 의원들 침묵해달라고 해 놓고 당이 무력하게 보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결단을 하기 전에 ‘사임’이나 ‘유임’ 등 당의 확실한 입장을 전하겠다는 것이다.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나“과거의 당ㆍ청관계와 지금은 다르다”며 “당이 정책의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고 한 입장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5ㆍ31 지방선거와 당ㆍ청 관계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정 의장에게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정 의장은 일단 ‘여론수렴’을 통해 명분을 쌓겠다는 복안이다. 여론 전달의 형식을 취함으로써 부담을 덜겠다는 것. 노 공보담당 부대표는 “대통령이 이 총리 거취 문제를 놓고 여당 지도부의 의견을 물어오지 않겠느냐”며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전달하겠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함구령이 내려진 뒤 의원들은 입을 닫고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리서치앤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이 총리 사임 주장이 52.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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