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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 "자금경색 대비"불구, 勞 "압박전술" 불만
협력업체도 납품 대금 못받아 줄도산 위기



노조 옥쇄파업에 '초강수 맞불' 社 "자금경색 대비"불구, 勞 "압박전술" 불만협력업체도 납품 대금 못받아 줄도산 위기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쌍용자동차가 임금ㆍ세금 등 경비 지급을 일절 중단하는 극약 처방을 들고 나왔다. 특히 대주주가 중국 상하이자동차인 이 회사가 납세의무까지 일시적으로 거부하는 게 '한국의 기업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반발로 읽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8일 쌍용차에 따르면 이 회사 경영진은 지난 16일 비상자금회의를 열어 '노조가 파업을 풀고 정상조업에 복귀할 때까지 임금과 세금은 물론 협력업체 납품대금, 출장비 등의 현금 지급을 전면 중단한다'는 내용의 내부지침을 관련 부서에 전달했다. 쌍용차가 옥쇄파업으로 압박해오는 노조에 맞서 이처럼 '자금동결'이라는 초강수로 맞불을 놓음에 따라 갈등수위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양측간 협상이 재개되는 시점에서 이뤄진 전격적인 조치는 협상 타결에 먹구름을 잔뜩 드리우고 있으며 협력업체들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사측 자금동결 왜=사측의 선언은 일단 노조의 파업논리에 대응하기 위한 압박전술이지만 장기파업으로 자금 경색국면에 들어갔다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노조 파업이 더욱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내부 분석에 따라 자금 경색에 대비한 현금 비축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정부 관계기관에는 세금 체납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향후 연체 비용까지 납부하겠다고 설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쌍용차는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3분기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 총 1,210억원의 적자를 냈다. 또 하반기 들어서도 최근 노조의 부분 및 전면파업이 한달을 넘어서면서 생산차질만 1만640대에 달하게 됐다. 이 회사의 자동차 판매단가가 평균 2,000만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까지의 누적적자 이외에도 파업으로 2,000억원대의 매출손실이 추가로 발생하게 된 셈이다. 쌍용차 역시 이 같은 위기감을 토로한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금 경비 지출을 모두 연기한 것은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현재의 유동성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자금지출을 동결해 미리 유동성을 비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업 협상은 미궁 속으로=하지만 이 같은 사측의 선언이 마침 18일 재협상이 이뤄지는 시점에 나오자 노조 측에서는 파업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압박전술이라며 불신감을 드러냈다. 쌍용차 노사는 이날 최형탁 사장(공동대표 이사)과 정완용 부사장(평택공장장), 김규식 노조 위원장 등이 만나 사측의 정리해고안과 노조 측의 파업 등의 이슈를 풀기 위한 재협상(임금단체협상 제21차 교섭)에 들어갔지만 사측의 자금동결 선언으로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지고 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파업국면을 해결하려면 사측이 노조의 제안을 성실히 검토해 절충안을 마련하는 게 옳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노조로 인한 생산차질로 회사가 어려워진다는 여론전만 펼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당초 예상보다 길고 지루한 협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협력업체 줄도산 위기=1,000곳에 육박하는 쌍용차의 국내 협력업체들 역시 공멸 위기감에 시달리고 있다. 한달여에 걸친 생산차질로 정상 부품 납품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동결마저 진행되자 추가 매출은 차치하고 기존 결제어음의 현금화마저 포기하게 된 형편이다. 쌍용차 협력업체 단체인 협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형근 유진정공 사장은 "장기파업으로 이달 들어 조업이 하루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오는 9월에는 협력업체들이 수금할 매출이 전혀 안 생길 수도 있다"며 "비교적 규모가 큰 1차 납품업체마저 한달 벌어 한달 먹고사는데 이처럼 파업이 장기화되면 당장 다음달부터 납품업체들이 줄도산을 맞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더구나 1차 협력업체 중 상당수는 쌍용차 납품비중이 80% 이상인데다 나머지 납품처도 대부분 현재 부분파업 중인 기아자동차인 경우가 많아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8/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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