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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7일 경기도 평택시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에 들어갔다. 라인 건설에 소요되는 투자금액만도 15조6,000억원으로 단일 반도체 생산라인 기준 사상 최대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과 3.4%포인트까지 점유율 격차를 줄인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 회사로 올라서면서 진정한 '반도체 코리아'를 만드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의 와병 1년을 사흘 앞두고 초대형 투자에 돌입해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음을 알리는 시금석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평택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단에서 열린 기공식에 참석해 "삼성의 평택공장 건설은 그동안의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기업가정신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듯이 국가 경제 차원에서도 국내 생산 공동화에 대한 우려 속에 1위 기업 삼성이 '통 큰 투자'에 나섬으로써 다른 기업들의 투자를 유발해 내수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평택공장을 착공할 수 있었다"며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가 되기 위해 꾸준한 연구개발(R&D)과 투자로 국가 경제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화답했다.
삼성전자는 평택 라인 신설로 기흥과 화성을 잇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해 사물인터넷(IoT) 등 차세대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단순히 반도체 생산공장으로서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디스플레이 생산기지와 연구개발(R&D)센터를 잇는 정보기술(IT) 밸리를 구축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항마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평택 반도체 단지 조성으로 인근 지역에 다양한 협력사와 고객사 입주가 예상된다"며 "크게 봤을 때 기흥·화성·수원·천안·아산을 중심축으로 수도권과 충청권을 잇는 IT밸리가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과 경기도는 이번 투자로 4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투자금은 지난해 5월부터 본격 가동된 시안공장에 투입된 70억달러(약 7조5,000억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혁신3개년계획에 따른 규제완화 등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에 맞춰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앞당겨 투자가 결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더욱이 1기 라인 외에 남는 부지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신설 라인이나 전기차·2차전지·바이오·헬스 등 신성장동력 부문의 추가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돼 보다 큰 투자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로 출범 40주년을 맞은 삼성의 반도체 사업이 평택 반도체 단지를 통해 미래 40년의 반도체 역사를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정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