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지방세 조정' 부처 갈등

행안부, 주세·음식-숙박분 부가세 지방세이전 요청
재정부·국세청선 난색… 한나라당 절충안에 관심
시도지사協, 지방소득·소비세 도입 촉구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소비세ㆍ소득세’ 도입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어떤 국세를 지방세로 넘겨주고 그 규모를 얼마로 할지를 놓고 정부부처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9일 주세(酒稅)와 음식ㆍ숙박분 부가가치세 등 연간 4조4,000억원 규모의 국세를 지방세로 넘기고 법인세ㆍ소득세에 붙는 지방세인 ‘소득할 주민세(연 5조9,000억원)’를 지방소득세로 독립시켜줄 것을 한나라당과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현재 주세는 연간 2조5,000억원, 음식ㆍ숙박분 부가가치세는 1조6,000억원, 경마장ㆍ유흥음식점 개별소비세는 3,000억원 규모다. 행안부는 4조4,000억원 규모의 이들 국세를 지방세로 이양하고 지방세인 담배소비세와 레저세를 통합, 연간 7조8,000억원 규모의 지방소비세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행안부는 당초 주세 대신 소매분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4조7,000억원을 지방소비세로, 소득할 주민세 등 6조6,000억원을 지방소득세로 이양ㆍ독립시키는 총 11조3,000억원 규모의 ‘지방 자주(自主) 세원 확충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부가가치세의 근간인 소매분 부가가치세 등을 지방세로 넘겨줄 수 없다고 반대, 한나라당의 중재로 이번에 주세를 지방소비세로 넘기는 방안이 마련되고 지방소비세 규모 등을 줄인 절충안이 마련됐다. 그러나 곧 제3의 절충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지방세 이양 대상으로 들어간 주세에 대해 이를 관리하는 국세청이 “지자체에 배분하기 힘든 세원”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행안부의 한 관계자는 “일부 국세의 지방세 전환과 지방소비ㆍ소득세 신설 문제는 지방의 자주세원 확충과 재정자립도 제고, 지방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논의돼왔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종합부동산세 개편으로 (재산세ㆍ거래세 인하로 줄어든 지방세수를 보충해주기 위해 지방에 나눠주는) 부동산교부세의 재원인 종부세 세수도 줄어드는 만큼 이 문제가 지방소비ㆍ소득세 문제와 맞물려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종부세 세수를 바탕으로 올해 지자체에 나눠주기로 한 예산(부동산교부세)은 3조1,770억원인데 내년 예산에는 1조7,882억원만 계상된 상태다. 정부는 내년도 부동산교부세가 올해보다 43.7%(1조3,888억원) 줄었지만 이를 어떤 재원으로 충당할 것인지 정하지 못한 상태다. 한편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장들의 협의체인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이날 국세에 편중된 현행 조세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 지방세 비중을 확대하고 지방소득ㆍ소비세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이날 “최근 수년간 중앙정부의 다양한 복지정책 시행으로 시ㆍ도가 부담해야 하는 사회복지 예산이 2003년 5조원 규모에서 올해 13조원 규모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세입의 20%에 불과한 지방세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지방세목을 발굴해 부동산 중심의 지방세 구조를 다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충남 서산시 대산공단에서 나오는 국세는 2조7,000억원이지만 지방세는 188억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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