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성별파괴' 가속화

남성 영역 인식됐던 건축·임업직 등 여성 진출 크게 늘어
경북 임업직선 男 미달 역채용목표제 적용도

여성의 공직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그 동안 남성의 ‘고유 영역’으로 인식됐던 건축직ㆍ임업직 등도 여성 ‘전성시대’를 맞는 등 공직사회의 ‘성별파괴’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따라 여성의 취업 확대 취지로 지난 2003년 도입된 ‘양성평등 채용목표제’가 이들 직렬에서 오히려 남성에게 적용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경북도의 지난 16일 발표한 하반기 지방공무원 임용 필기시험 결과에 따르면 여성 합격자 비율이 행정직 67% 등 평균 48%를 보였다. 특히 그 동안 남성의 고유 직렬이었던 건축직과 임업직에도 여성이 각각 57%, 48%합격, ‘성별파괴’ 현상을 보였다. 현재 경북도청 및 산하 사업소 근무자(23개 기초 시ㆍ군 제외)중 임업직은 78명 전원이, 건축직은 34명중 28명이 각각 남성이다. 녹지ㆍ산림 관리 등을 담당하는 임업직과 건축물 인ㆍ허가 및 관리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건축직은 ‘현장성’이 강해 과거 주로 남성들이 도맡아왔다. 임업직에서는 특히 남성 또는 여성합격자가 30%를 밑돌 경우 선발 예정인원 외에 추가 합격자를 뽑는 양성평등 채용목표제가 이례적으로 남성에게 적용됐다. 도는 임업직에 10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으나 필기시험에서 남성이 2명만 합격함에 따라 이 제도를 적용, 남성 동점자 3명을 추가 합격시킨 것이다. 대구시가 지난 21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 지방공무원시험에서도 건축직 선발인원 8명 중 6명이 여성이었다. 부산시의 올해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서도 임업직의 경우 선발인원 23명 중 여성이 12명으로 남성(11명)보다 더 많았다. 인천시에서는 지난해부터 남자공무원들이 전담했던 숙직제도를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기능직 10급부터 간부공무원까지 남녀 구분이 없어진 것. 지난 10월 현재 인천시 및 산하 시ㆍ군ㆍ구 공무원 중 8급과 9급은 여성이 각각 57%, 52%로 남성을 앞질렀다. 대전에서는 내년 3월 운행을 시작하는 대전도시철도 1호선 전동차 기관사로 20대 여성 2명이 선발되는 등 공직사회 곳곳에서 남녀 구분이 없어지고 있다. 경북도 고시업무 담당자는 “군복무 가점제 폐지이후 여성들의 공직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특히 과거 전통적 남성 직렬이었던 건축ㆍ임업ㆍ토목 등에도 여성이 대거 진출, 남녀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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