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환 코오롱생명과학 사장이 23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강원대에서 열린 CEO 초청특강에서 '우리의 비전, 그리고 함께 갈 인재들' 이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춘천=이호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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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만큼 성숙해지듯이 많은 경험을 통해 나름의 가치관을 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책을 통한 간접경험도 중요합니다."
김태환 코오롱생명과학 사장은 23일 강원대에서 열린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생을 위한 최고경영자(CEO) 초청특강'에서 "직접적으로 경험해 성숙할 수 있는 방법도 있지만 모든 것을 경험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책을 통한 간접경험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문사철 600'을 소개하며 문학서적 300권, 역사 200권, 철학 100권 읽기를 당부했다. 김 사장은 "신봉승이라는 극작가는 문사철 600을 30대에 마쳐야 한다고 했다는데 그게 힘들면 일생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마쳐야 강한 사람이 될 것"이라며 "신문의 칼럼면도 빼놓지 말고 꼭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삼척 출신인 김 사장은 지난 1973년 코오롱에 입사해 코오롱인더스트리 기획ㆍ인사 담당이사, 코오롱건설 경영지원 본부장 상무, 그룹 구조조정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햇수로 무려 39년간 코오롱에 몸담아온 '코오롱맨'이다. 그는 특히 25년간 그룹 본부에서 일하며 IMF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간 재무통이자 전략통이기도 하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상을 제시하고 개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갖가지 방법을 조목조목 짚어주는 그의 강연에는 학생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이 묻어났다.
◇큰 꿈을 꾸면 현실도 커진다=김 사장은 코오롱그룹의 신성장동력 가운데 하나인 바이오 업체 코오롱생명과학을 만들어 키워온 얘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김 사장은 "코오롱그룹이 지난 2000년부터 바이오 연구를 해오다 안티에이징이 아닌 웰에이징이 될 수 있도록 해 전세계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목표로 2006년에 회사를 만들었으니까 이제 6년이 지났다"며 "초기 매출은 형편없었지만 지난해 1,000억원의 매출에 100억원 상당의 세전이익을 거뒀다"고 소개했다. 이어 "오는 2016년에는 6,000억원 매출에 1,000억원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자신했다.
김 사장은 이처럼 회사의 자산이 10배 이상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으로 '하면 된다'라는 긍정적인 자세를 꼽았다. 그는 "처음 회사를 만들 때는 가동률이 채 50%가 안 되는 원료약 사업, 클린 바이오, 수처리 등 적자 사업들을 가져와서 회사를 만들었는데 잘 안 되는 사업이다 보니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 때문에 조직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모여 일을 시작했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이기 때문에 하면 된다는 생각만 있다면 분명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고 회고했다.
김 사장은 "회사의 비전을 크게 그리면 크게 가고 작게 그리면 작게 간다"며 "직원들과 같이 꿈을 크게 그리고 그 꿈에 많은 사람이 동참하면 현실이 된다는 사실이 최근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들과 다르게 일하는 인재 돼야=김 사장은 개인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사람보다는 스마트하게 일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직원들에게도 늘 최선을 다했는데 안 됐다는 얘기보다는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남들하고 다르게 해서 달성했다는 얘기를 해달라고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입장만 보고 다수의 논리를 따르기보다는 미래에 현명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소수의 논리를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사장은 아울러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며 "한 방면에 초점을 맞춰서 특징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입사원을 선발할 때 겪었던 일도 소개했다. 김 사장은 "신입사원들을 선발할 때 한 주제를 던져놓고 물어보면 단답식으로만 답하고 아는 게 없다"며 "심지어 프레젠테이션을 시켜보면 인터넷 내용을 짜깁기해 발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토익 점수를 높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는 세태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요즘 학생들이 제출하는 입사서류를 보면 900점 이상, 심지어 990점도 있는데 회사 입장에서는 500점이나 600점, 700점 모두 다 별반 차이가 없다"며 "차라리 한자를 많이 공부하면 회사에서 일본어ㆍ중국어를 가르칠 때 훨씬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환 사장 약력
▦1950년 강원도 삼척 ▦중동고, 서울대 경영학과 ▦1973년 코오롱 입사 ▦1993년 코오롱 경영기획실 담당이사 ▦1995년 그룹 기획조정실 기획조정1팀장 ▦1997년 코오롱건설 상무이사 ▦1998년 코오롱건설 경영지원본부장, 코오롱개발ㆍ코오롱SEED50ㆍA&C코오롱ㆍ코오롱호텔ㆍ코오롱스포렉스 관리본부 본부장 겸직 ▦1999년 그룹 구조조정본부 전무이사 ▦2003년 그룹 전략기획실 부사장(실장) ▦2006년~ 그룹 경영전략본부 사장, 코오롱생명과학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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