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훈기자의 개미 新투자전략]최근 증권가의 가장 큰 변화는 '토종파' 증권인력이 줄어들고 해외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의 유명한 투자회사에서 펀드매너저나 애널리스트로 일하던 사람들이 국내 증권업계에 중용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국내 증권사의 각종 시스템과 운영에 관해서도 미국식 방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국내 증권제도의 경우에도 IMF 이후 과거 일본식 모델에서 벗어나 미국식 제도를 도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개미가 미국식 제도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대목은 각 증권사의 주식시장 전망이나 기업분석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법이 미국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투자자도 미국의 유명한 반도체전문가나 투자전략가의 리포트를 인터넷을 통해서 쉽게 받아볼 수 있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고, 국내 애널리스트 가운데 해외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이러한 현상을 일반화시키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투자등급
국내 투자전략가(Strategist)들이 내놓는 시장전망에 대한 보고서는 아직까지 미국처럼 모든 자산의 투자비율을 조언하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단기, 중장기 흐름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투자등급을 내놓는다.
문제는 각 회사별로 쓰는 표현이 틀리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비중확대=주식시장이나 증권업과 같은 특정업종 또는 반도체와 같은 특정산업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도록 조언할 때는 대체로 Overweight의 표현을 쓴다. 이러한 표현은 대체로 6개월 정도까지의 전망이 양호한 상태를 유지할 때 제시된다.
■중립=장세전망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모멘텀을 찾을 수 없을 때는 통상 Marketperform이나 Neutral이라는 표현을 쓴다.
■비중축소=투자비중을 줄여야 할 경우에는 Underperform이나 Underweight라는 표현을 쓴다.
◇기업에 대한 투자등급
기업에 대한 투자등급은 시장에 대한 등급과 달리 사고파는 강도를 나타내는 표현을 많이 쓴다. 투자기간에 따른 매매강도를 나타내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매수=분석기업에 대해 매수를 추천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Buy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투자기간에 따른 성과가 다를 수 있으므로 보통 기간을 구분하기도 한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는 모멘텀이 있는 경우에는 Trading Buy라는 표현을 쓴다. 또 단기적인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장기전망이 양호할 경우 Longterm Buy라고 표기한다.
일반적으로 Longterm Buy가 Buy보다는 매수강도가 약할 때 사용한다. 또 가장 확실한 매수종목으로 분류될 때 Strong Buy라고 표현한다.
■중립=해당종목이 현재의 주가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할 때는 보유라는 의미의 Hold라고 표현하거나 Neutral로 표기한다.
■매도=아직까지 우리시장에서는 매도 등급을 내놓는데 민감한 편이다. 해당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나 그 기업으로부터의 비판을 두려워하는 문화적인 특성이 반영된 탓이다. 어떤 이는 우리 시장에서 '중립'으로 제시된 투자등급은 '매도'를 의미로 해석하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매도는 Sell로 표현한다.
한편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은 정기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가끔 '유지'라는 표현을 보게 되는데 이는 Hold나 Neutral의 의미가 아니고 이전에 제시했던 투자등급을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조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