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in 마켓] 이희권 KB자산운용 대표

"국내시장 한계… 인프라펀드 해외서 승부"
글로벌팀 신설하고 전담 인력 늘려 캐나다 이어 호주 시장 성공적 진출
올 들어서만 4000억 신규펀드 조성
현지 운용사와 협력, 전문성 키울 것



KB자산운용이 해외 인프라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 캐나다에 이어 호주 인프라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이는 국내 대표적인 인프라 및 대체투자 전문가인 이희권(사진) KB자산운용 사장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힘입은 바가 컸다는 분석이다. KB자산운용은 국내에서만 5조5,000억원 이상의 인프라펀드를 운용, 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24일 프라자호텔에서 "KB TIF 코어인프라펀드"의 투자기념식을 개최했다. 'KB TIF 코어 인프라펀드'는 농협중앙회와 과학기술공제회를 위해 설정된 사모펀드로 호주 연기금과 군인공제회가 주요 투자자인 헤이스팅스(Hastings)의 'TIF(The Infrastructure Fund)'에 800억원 규모로 투자하게 된다. TIF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주요 공항, 담수화 시설, 병원 등 사회기반시설에 주로 투자하며 지난 1998년 설정 이후 연평균 15%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호주 인프라 시장으로 발을 넓힘으로써 KB자산운용은 올해 들어서만 4,000억원 가까운 신규 인프라펀드를 결성하고 있다. 올해 3월 스위스의 파트너스그룹과 함께 750억원 규모의 멕시코 에너지 인프라펀드를 결성했으며 지난달에는 캐나다의 펜게이트와 함께 북미 민관협력사업(PPP)에 투자하는 'KB 펜게이트 북미인프라펀드'를 설정해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도 진출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KB자산운용의 인프라펀드 규모는 5조5,478억원으로 국내 운용사 중 1위다.

최근 KB자산운용이 해외 인프라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성과를 내고 있는 배경에는 2013년 7월부터 KB자산운용 대표직을 맡고 있는 이 사장이 있어서라는 평가다. 이 대표는 KB국민은행 시절부터 기업금융과 대체투자 업무를 해온 전문가로 KB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한 후 해외인프라팀을 신설하고 해외 투자 전담인력을 보강하는 등 해외 시장 개척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이 사장은 KB자산운용의 해외 진출과 관련해 확고한 신념이 있다. 더 이상 국내에서는 양호한 수익을 기대할 만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해외 시장으로 발을 옮겨가야 한다는 것. 이 사장은 "국내에서는 투자할 만한 인프라 시설 공급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며 "물량은 감소하는데 업체 간 경쟁도 심해지고 있어 결국 해외에서 먹을거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KB자산운용의 해외 진출은 이 사장의 취임 초기와는 사뭇 다른 점이 있다. 취임 초기에는 KB자산운용의 직접 투자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지역별 전문운용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위탁운용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해 초 투자가 결정된 640억원 규모의 미국 미션솔라펀드와 1,200억원 규모의 일본 태양광펀드는 모두 KB자산운용이 직접 투자하는 형식이었지만 올해 설정한 펀드는 모두 현지 업체와 함께 운용하는 펀드다.

이는 KB자산운용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해당 국가나 지역에 가장 전문성을 띤 현지 운용사와 협력해 보다 좋은 투자처를 찾아 운용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현지 업체와의 파트너십 또한 KB자산운용의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 역량이 뛰어나기 때문"이라며 "현지 운용사와 함께하게 되면 보다 높은 전문성을 갖출 수 있어 유리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