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파간 분열 내부혁신 통해 극복"

조위원장 강조불구 내분 수습 쉽지않을듯

지난해 2월 대의원대회 폭력사태 이후 불거진 민주노총 내 정파간 갈등과 내부 비리에 대한 사회적 비난 등으로 신임 조준호집행부의 지도력에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또 내년 1월로 예정된 5기 위원장 선거까지 임기가 채 1년도 되지 않아 신임 집행부의 운신폭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한 듯 조 위원장의 이날 취임 기자회견문은 대정부 투쟁보다는 조직혁신에 주안점을 뒀다. 그는 “비생산적인 정파적 분열주의를 지속적인 내부혁신을 위해 통합하겠다”며 “정책토론을 활성화해 정파간 최대 공약수를 마련, 정파의 이익추구를 배제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민주노총 내 정파간 반목과 갈등은 이미 위험수위에 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물리적 충돌로 2차례의 대의원대회가 무산된 데 이어 지난 10일에도 선거연기를 주장하는 일부 정파의 지연작전으로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대회가 파행을 겪었다. 22일 새벽 우여곡절 끝에 치러진 선거 결과가 발표되자 조 위원장을 지지하지 않은 일부 정파소속 대의원들이 욕설을 뱉으며 회의장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내년 1월 치러지는 차기 위원장 선거를 염두에 둔 정파간 반목이 한층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파ㆍ중앙파ㆍ현장파로 분류되는 민주노총 내 3대 정파가 내년 위원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상대 정파를 끌어내리는 정파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조직력에 손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최영기 한국노동연구원장은 “민주노총이 선거는 치렀지만 단순히 내분을 봉합한 수준”이라며 “새 지도부가 과반을 겨우 넘긴 수준의 지지를 얻어 노사정 대화복귀처럼 큰 결단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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