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 지속 전망땐 달러매도 통화선물 유망
달러선물 인버스 ETF 거래단위 작아 투자 용이
원ㆍ달러 환율이 올해 최저점 수준 밑으로 떨어졌다. 외국인의 지속된 한국주식 매수세와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달러유입이 원화의 가치를 끌어올린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 정부가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는 정책을 이어가면서 당분간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원화 강세' 감안한 재테크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은 국외 자산 투자와 국내 주식 등락에 큰 변수가 되면서, 투자 기회도 제공하기 때문에 투자전략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원화 절상 국면에서는 펀드에 가입할 때 환헤지 여부를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환헤지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애기 위해 파생거래 등을 통해 현재 환율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것을 말한다.
외환으로 투자하는 외국 펀드는 수익을 얻더라도 원화로 바꾸면서 환차손이 발생해 전체 수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 실제 외국 펀드의 최근 1년 성과를 보면 환헤지를 한 펀드는 14.67%, 하지 않은 펀드(환노출 펀드)는 4.72%를 기록해 3배 이상 수익률 차이를 보였다.
환헤지 펀드를 고르는 게 위험을 줄이는 방어적인 방법이라면 원화 강세를 투자 기회로 삼는 방법도 있다. 원ㆍ달러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환율 변동 방향에 베팅하는 것이다.
앞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락 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로 이뤄진 상품을 고르면 된다. 우리자산운용 '코세프 미국 달러 선물 인버스 ETF'가 대표적이다.
원ㆍ엔 환율을 바탕으로 한 ETF 상품은 아직 국내에서 출시되지 않았다. 또 외국 주식 직접 투자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환율 추세를 고려한다면 수출 중심인 자동차ㆍIT주를 주로 담은 국내 펀드 보다는 철강주ㆍ음식료주ㆍ항공주 등을 담은 펀드가 투자 매력이 높다는 지적이다.
최근 코스피 지수는 2,000선을 넘어섰지만 투자자들의 위축된 투자 심리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원화가 연중 최고 수준까지 솟으면서 두 달간 강한 매수랠리를 거듭하던 외국인 자금 유입세도 주춤거리고 있다. 일부 대형주가 주가 상승을 견인하면서 주식투자자나 펀드투자자 가운데 수익을 냈다는 얘기가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좀 더 현명하게 자산을 운용할 방법이 없을까.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장세에선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고민해볼 것을 권유한다. 특히 최근 원ㆍ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와 관련한 달러선물ETF도 노려볼만하다는 지적이다.
한 자산운용 전문가는 "자본시장이 성숙할 수록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를 충실히 따라가는 ETF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을 내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TF 일평균거래대금 큰폭 증가=올들어 국내증시 거래대금이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는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유가증권 시장의 일평균거래대금은 4조760억원으로 지난해의 4조8240억원보다 1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거래대금 부진속에서도 ETF의 투자 비중은 증가하고 있다. 올들어 유가증권 시장의 일평균거래대금 대비 ETF의 일평균거래대금은 19.8%로 지난해의 11.3%보다 8.5%포인트 늘었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1,850선에서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8월과 9월 ETF 거래대금은 각각 7,455억원과 9,259억원으로 전달대비 37%와 24.2% 증가했다.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ETF는 138종목으로 전체(891종목)의 15%를 차지하고 있지만, ETF 일평균거래대금의 90% 이상은 지수형과 파생상품형(인버스, 레버리지) 32개 종목에 쏠려 있다.
지수형과 파생상품형중에서는 KODEX 200과 KODEX 레버리지, KODEX 인버스 세 종목의 거래대금이 80~90%로 압도적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투자자들이 종목을 선정하기보다는 지수 흐름을 이용한 전략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종목 투자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수형 ETF는 박스권 전략을 이용해 단기수익 전략으로 용이하다"며 "지수대비 2배 가량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ETF는 시장이 박스권 상단을 뚫기 힘들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수단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이 부진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거래비용이 저렴한 ETF 쪽으로 거래가 몰렸다는 분석도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1.44%에 그치면서 코스피 지수 상승률 1.95%를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ETF 거래 증가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TF를 보유 관점 보다는 매매관점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ETF를 사고 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뚫고 강하게 올라간다면 ETF 투자에 대해서도 보유의 관점으로 시각이 바뀔 것"이라면서 "코스피 지수가 상승과 조정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레버리지 등의 전략을 활용하는 자금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화 강세엔 달러 ETF 주목=최근 들어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장중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당 1,054.3원까지 하락해 연중 저점을 돌파했다. 원화 강세 상황에서 자산 운용을 현명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원화 강세를 활용해 환율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달러선물거래, FX마진거래, 원ㆍ달러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통화선물거래는 특정 통화를 미래 일정 시점에 약정한 가격으로 매매하는 금융선물거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환율 하락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 달러를 매도하는 통화선물거래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FX마진거래는 외국 통화를 개인이 직접 거래하는 장외소매외환거래다. 증권사나 선물사에 증거금을 맡기고 계좌를 개설하면 거래할 수 있다. 두 나라 통화를 동시에 교환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예를 들어 달러를 팔면서 원화를 사는 식이다.
FX마진거래는 특정 화폐의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 매도하고,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 매수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지금처럼 달러화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면 FX마진거래를 통해 달러화를 매도해 환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말이다. 외화예금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하고 인터넷으로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점이 장점이지만 환율 향방을 잘못 예측하면 손실을 보기 때문에 투자 위험도가 높은 상품으로 분류된다.
원ㆍ달러 ETF는 미국달러선물 ETF, 미국달러선물 인버스 ETF가 있다. 미국달러선물 ETF는 미국달러선물지수(F-USDKRW)의 일간 변동률과 연동해 운용하는 상품이다. 미국달러선물지수는 2007년 1월 2일을 1,000으로 보고, 이를 기준으로 달러선물의 가격을 나타내는 지수. 미국달러선물 ETF는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할 때 수익이 발생하는 반면, 미국달러선물 인버스 ETF는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익이 발생한다.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원∙달러 ETF는 우리자산운용의 '코세프 미국달러선물 ETF'와 '코세프 미국달러선물 인버스 ETF'가 있다.
우리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달러선물 인버스 ETF는 주식계좌를 통해 거래할 수 있고 거래 단위도 작아 쉽게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은 철강주·항공주 유리=원화 강세 상황에서 수출 보다는 내수 사업에 집중하는 기업이 유리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달러 약세는 결제 통화가 달러화 하나인 중소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삼성전자 등 대형 우량업체는 결제 화폐를 다양하게 선택해 대비책이 충분하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IT기업이나 중소 자동차 납품 업체 등은 투자 시 환율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외국에 받을 돈이 많거나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큰 기업은 원화 강세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철강주, 음식료주, 항공주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철강주와 음식료주는 주요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한다는 점에서, 항공주는 항공유를 싸게 수입하고 해외에서 받을 돈이 많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IT·자동차株 보다는 철강·항공株 유리 원화 강세장선 내수비중 높은 종목 담아야 조성진기자 원화 강세 장에서는 수출 보다는 내수 사업 비중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에서 받을 돈이 많거나 원자재 수입 비중이 큰 기업은 원화 강세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철강주, 음식료주, 항공주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철강주와 음식료주는 주요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한다는 점에서, 항공주는 항공유를 싸게 수입하고 해외에서 받을 돈이 많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반면 원화 강세가 급속하게 진행되면 단기적으로 주요 수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될 우려도 있다. 지난해 말부터 나타났던 엔화 약세 국면에서 자동차 등 한국 수출 기업들의 주가는 약세 흐름을 이어간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달러 약세는 결제 통화가 달러화 하나인 중소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삼성전자 등 대형 우량업체는 결제 화폐를 다양하게 선택해 대비책이 충분하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IT기업이나 중소 자동차 납품 업체 등은 투자 시 환율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적이나 가격 매력에 따른 모멘텀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원화 강세 국면에서는 내수주 우위의 전략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당분간 실적이나 가격 매력에 따른 모멘텀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 변동 리스크로 투자 고민이 깊어질 때는 외국인의 투자 동향을 참고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신한금융투자가 외국인이 순매수를 시작한 8월 말 이후 약 2개월간 섹터별 순매수를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환율 1,080원대에서 외국인은 IT와 경기민감주, 운수장비 매수에 집중했다. 환율이 1,070원대로 한 단계 낮아진 9월 후반부터는 환율 하락에 덜 민감한 내수관련주와 IT, 서비스에 투자를 늘렸다. 신한금융투자는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 폭이 커지면서 수입원가 하락의 수혜주인 내수관련주와 일부 경기관련소비재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 변동 속에서도 외국인 매수강도가 점차 살아나는 경기민감주(기계ㆍ운수창고), 내수관련주(통신ㆍ유틸리티), 시가총액 상위(운수장비ㆍIT)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