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도 박인비(27·KB금융그룹)의 정상 탈환 의지를 흔들지 못했다.
일주일 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리디아 고(18)에게 내준 박인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첫날 공동 2위로 힘차게 출발했다.
6일(한국시간) 바하마의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오션클럽(파73·6,644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박인비는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챙겨 5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강한 비바람 탓에 출전선수 120명 중 60명이 일몰로 1라운드를 끝내지 못한 가운데 박인비는 선두 브룩 팬케이크(미국·6언더파 67타)를 1타 차로 추격했다.
박인비(랭킹 포인트 9.67점)는 지난주 시즌 개막전인 코츠 챔피언십에서 공동 13위에 머물러 공동 2위를 차지한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9.70점)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박인비는 일주일 만에 상쾌한 발걸음을 떼며 1위 복귀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리디아 고가 단독 2위를 하지 않는 한 다시 1위로 올라선다. 4위 이내에 들어도 리디아 고의 성적에 따라 자리를 바꿀 수 있다. 리디아는 이날 8개 홀만 플레이했고 1언더파를 마크했다.
악천후 속에 파5홀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1번홀에서 출발한 박인비는 타수를 지켜가다 7번홀(파5)에서 이글을 작렬했다. 후반 들어 11번(파5)과 13번홀(파4)에서 1타씩을 줄였고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했다. 파5홀에서만 4타를 줄인 박인비는 "바람이 불어 힘들었는데 방향성과 거리 조절이 잘 됐다. 모든 것이 지난주보다 좋아져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원래 여름에 본격적으로 살아나는 슬로 스타터인 편"이라며 "올해 더 일찍 스타트하면 좋겠지만 이번주 바하마에서는 게임을 즐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 2위에는 브리타니 린시컴과 나탈리 걸비스(이상 미국)가 박인비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 LPGA 투어에 진출한 김세영(22·미래에셋)과 백규정(20·CJ오쇼핑)은 나란히 공동 9위(3언더파)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