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환경 급속악화… 내년 수출전선 먹구름

올 들어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이 각각 철강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시행한데 이어 한국산 D램에 대한 상계관세 제소가 미국과 EU에서 동시에 진행되면서 통상환경이 악화 일로에 있다.특히 D램을 포함하는 반도체는 우리 전체 수출에서 10%를 웃도는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 1위 품목인 만큼 조사결과에 따라 상계관세가 부과되면 내년도 수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상품 수입규제 130건 육박 3일 산업자원부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9월말 현재 한국상품에 대한 수입규제 건수는 조사 중인 34건을 포함해 18개국에서 모두 127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 들어 새로 제소된 건수만 9월말까지 21건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10월 호주가 반덤핑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초저밀도폴리에틸렌(LLDPE)과 2일 마이크론이 제소한 D램까지 합하면 모두 129건이 되는 셈이다. 2000년말에 109건이었던 한국상품에 대한 수입규제건수는 2001년말에는 120건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현재 130건에 육박하고 있다. 9월말 현재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22건으로 가장 많고 인도가 20건, 중국 16건,유럽연합 13건 등이며, 품목별로는 철강제품(45건)과 석유화학(35건), 섬유(21건),전기.전자(11건)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규제형태별로는 반덤핑이 110건으로 85% 비중을 보였고 세이프가드도 11건이다. ◆미국 철강 세이프가드로 수출급감 미국이 지난 3월초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하자 유럽연합도 불과 20여일 뒤 철강 세이프가드 잠정조치에 들어갔다. 우리의 대미 철강제품 수출액은 세이프가드조치에 따라 급감하면서 1-9월중 6억5천600만달러에 그치면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8%나 줄었다. 중국은 지난 1일 철강 세이프가드 확정조치 발표를 통해 ▲일반강 열연강판 ▲일반강 냉연강판 ▲컬러강판 ▲무방향성 전기강판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등 5개 품목을 세이프가드 대상으로 확정했다. 중국은 국내 철강수출 물량의 27%를 점유하는 최대 수출시장으로 작년 기준으로수출액이 18억4천300만달러에 이르는 데다 우리측 주력제품인 열연강판과 냉연강판,전기강판이 세이프가드 조치에 포함됨에 따라 대중 철강수출도 위축될 전망이다. ◆D램 상계관세 내년 수출의 최대변수 각각 마이크론과 인피니온의 상계관세제소를 받아들인 미국과 유럽연합이 기업지원 조세제도와 채권단의 금융지원을 정부보조금으로 판단, 상계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은 철강보다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00년에는 우리의 D램 전체 수출이 104억달러였고 이 가운데 대미수출이 41억달러, 유럽연합에 대한 수출이 22억달러였다. 정부 관계자는 "채권단 지원이 보조금인지 아닌지를 따지고 이에 따른 미국 D램산업에 피해가 있었는지를 규명하려면 7개월 이상 걸린다"면서 "결과가 우리에게 불리하게 나오면 내년 수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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