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이 식량증산을 위한 관개시설 개선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와 국제물관리연구소(IWMI)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시아 국가들은 식량생산을 증대하기 위해 관개시설의 현대화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 콜린 차터스 IWMI 소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인구가 증가하면서 아시아의 식량수요는 2050년에 현재의 두 배가 될 것"이라며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수요 증대분의 상당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게 되면 엄청난 경제적ㆍ정치적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자체적인 식량증산에 실패하면 2050년에 쌀, 밀가루, 옥수수 등 곡물 수요분의 4분의 1이상을 수입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이어 "최선의 방법은 아시아 지역의 방대한 관개시설을 다시 활성화하는데 있다"며 "관개시설을 개선해 동일한 양의 물로도 식량생산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1960~1970년대에 대규모 관개시설을 확립했으며 현재 전 세계 관개농지의 70% 가량을 차지한다.
보고서는 "40년전 구축된 아시아의 주요 관개시설들은 충분히 사용되지 않은 채 관리상태가 엉망이며 지금 사용하기엔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수백만의 농민들이 관개시설 대신 개인용 펌프를 이용해 낮은 대수층에서 물을 마구 뽑아올리도록 해 지하수 고갈문제를 일으켰다"며 정부가 관개시설의 현대화에 직접 나서야 할 이유를 설명했다.
FT는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정부재정 악화에 직면한 점을 고려하면 아시아개발은행과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관이 관개시설 개선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FAO와 IWMI의 보고서는 최근 인도에서 발생한 극심한 가뭄으로 쌀 등 주요 곡물의 가격이 폭등한 것과 관련해 "물 부족 현상이 식량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