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훈의 뚝심 작은 기적 쓰다

소비자 필요한 곳 적극 공략
삼성카드 숫자카드 인기몰이
18개월만에 200만장 돌파

최치훈

'미운 오리새끼에서 화려한 백조로.'

삼성카드의 숫자카드 시리즈에 붙일만한 별칭으로 이만한 것이 있을까. 지난해 3월 재벌 계열사 간 표절 시비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숫자카드 시리즈가 출시 1년 6개월 만에 200만장 발급이란 기록을 세웠다. 표절을 인정하라는 내용증명이 오가면서 자칫하면 그룹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미운 오리가 될 뻔했지만 카드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적극 공략하며 화려한 백조로 부활한 것이다.

6일 삼성카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1월 출시한 숫자카드가 지난달 말 현재 200만장을 넘어섰다. 회사에서는 이를 두고 힘든 환경 속에서 최치훈(사진) 사장의 뚝심이 만든 '작은 기적'이라 평가한다.

최 사장이 삼성카드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0년 말은 카드업계의 유례없는 암흑기였다. 카드 시장에는 온통 규제의 벽뿐이었기 때문. 카드대출 대손충당금 적립률 상향(2011년 6월)과 신용카드 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2011년 12월)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최 사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2011년 11월 2번ㆍ3번카드 등 숫자카드를 출시해 삼성카드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만들어갔다. 이후 새로운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체계 도입 방안(2012년 7월)과 신용카드 발급 및 이용한도 합리화 대책, 리볼빙결제 이용제도 개선 방안(2012년 10월) 등 연속된 규제에도 지난해 1번에서 7번까지 카드를 모두 출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의 2013년 1ㆍ4분기 총취급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8% 증가한 21조7,905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숫자카드의 흥행 덕분에 신용판매 부문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3% 증가한 17조8,532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는 숫자카드 200만장 돌파 기념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한 자료를 내놨다. ▦고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업종 ▦시간대별 이용 패턴 ▦여가생활 결제 등이다. 숫자카드 고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업종은 쇼핑(36.2%), 공과금 및 통신료(12.4%), 자동차(11.4%), 외식(11.3%), 건강(10.2%) 순이었다. 시간대별로는 퇴근 후 야간에 소비하는 사람이 34.5%로 많았으며 점심시간에 소비하는 고객이 25%, 퇴근시간 저녁 소비층이 23.3%, 오전에 이용하는 이들이 17.3%였다.

여가생활로는 영화와 연극이 66.9%로 절대적이었으며 스크린 골프연습장을 비롯한 골프장이 14.1%로 그 다음을 이었다. 헬스ㆍ볼링ㆍ수영장 등 일반스포츠 업종은 11.7%, 스포츠 경기 및 콘서트 관람은 7.3%를 차지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