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동 아웃라이프 섀르반 '숲 탐험대' 동행해보니

나뭇잎·흙과 교감… '포레듀케이션' 통해 고객에 더 가까이

지난달 29일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열린 섀르반 ''숲 탐험대''에서 참가 어린이들이 트래킹을 하면서 모았던 나뭇잎과 열매들로 만든 작품을 들어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제로투세븐

지난달 29일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열린 섀르반 숲 탐험대 에서 참가 어린이들이 숲 해설가의 설명을 듣있다. /사진제공=제로투세븐

나뭇잎과 열매들을 도화지에 붙이고 있다. /사진제공=제로투세븐

황토염색 체험을 통해 자연의 이치를 오감으로 배우고 있다. /사진제공=제로투세븐

숲 트레킹으로 직접 만지고 느끼는 체험학습

'자연과 함께 커가는 아이들' 브랜드 철학 공유

옷 아닌 '이야기' 전하며 소비자와 접점 찾아


"여러분, 이 식물 길 가다가 많이 봤죠? '회양목'이라고 하는데요. 이 나뭇잎으로 돛단배 만들어 볼까요? 자, 잎을 따서 반으로 찢고 그 사이에 반쪽 잎을 넣어주면 돼요. 짜잔, 돛단배가 됐죠?"

아파트 화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회양목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눈여겨보는 순간이다. 아이들은 연신 흥미롭다는 듯 숲 해설가를 따라 자그마한 손으로 회양목 돛단배 만들기에 열중한다.

"선생님 옷에 지금 뭐가 붙어있죠? '도깨비바늘'이라는 건데요. 이 식물은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이렇게 날카로운 가시로 옷을 갈아입고 사람들 옷, 동물들 털에 붙어서 멀리멀리 여행을 떠난답니다." 옷에 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도깨비바늘을 아이들은 신기한 듯 요리조리 살펴본다.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 20명의 5∼7세 아이들과 어머니들이 한자리에 모여 색색의 단풍과 열매들로 가득한 서울대공원 숲길을 거닐었다. 숲 해설가를 통해 다양한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직접 만지고, 냄새 맡으며 그야말로 자연을 오감으로 느꼈다. '오리발 모양의 잎을 찾아보자'는 숲 해설가의 말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은 일제히 땅으로 고개를 떨구고 고사리만한 손으로 붉게 물든 단풍잎을 모으기에 여념 없었다.

오전 내내 산림욕장에서 뒹굴며 한바탕 뛰어논 아이들은 오후 시간에는 직접 골라 봉지에 담은 낙엽으로 저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멋진 그림을 완성했다. 아이들의 목청이 가장 컸을 정도로 호응이 높았던 건 황토 염색 체험 시간. 옷 소매를 걷어 부치고 황토물에 손을 담가 각자 원하는 무늬를 만들며 손수건을 물들였다. 아이들은 "네 무늬가 더 예쁘다"며 수다를 떨면서 어설픈 손놀림이지만 적극적으로 체험에 임했다. 아이들은 이날 서로 처음 만났지만 하루 동안 자연 속에서 함께 배우며 금세 허물없이 친해졌고 몸도 마음도 한 뼘 자랐다.

아이들이 숲 자연과 하나 된 이 곳은 제로투세븐의 유아동 전문 아웃도어 브랜드 섀르반이 마련한 '숲 탐험대' 교육 프로그램 현장.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섀르반은 성인 아웃도어의 '미니미'가 아닌 아이들만을 위해 특화된 아웃도어 제품으로 엄마들 사이에서는 벌써 입소문이 나 있다. 섀르반은 스웨덴어로 '자연을 닮은 순수한 아이들'이란 뜻이다. '자연은 언제나 아이들의 놀이터'라는 브랜드 철학을 기반으로 자연에서 활동하기에 적합한 기능성 의류, 자라나는 아이들의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북유럽 감성의 디자인을 접목한 제품을 내놓으며 여타 아웃도어 키즈 브랜드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섀르반은 '스칸디맘, 대디'처럼 자녀와 정서적 교감을 추구하는 북유럽 자녀 양육법이 각광을 받고 있는 분위기 속에 경쟁과 주입식 교육보다는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교육 문화의 확산을 기대하며 '숲 교육'을 착안, 지난 7월부터 매달 숲 탐험대 교육을 진행해 오고 있다.

독일의 발트킨더가르텐이라 불리는 숲 유치원 등 유럽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숲에서 하는 어린이 교육의 장점을 십분 살린 각종 숲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자연에서 이뤄지는 교육의 효과와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지방자치단체와 일부 기업을 주축으로 숲 체험 교육이 시작됐다. 일례로 전라남도 산림산업과에서 진행하는 유아 숲 체험 프로그램은 2010년부터 7개소에서 시범 운영하다 2012년부터 22개 전라남도 전 시·군을 대상으로 확대 운영 중이다. 숲 체험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짐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숲 체험에 대한 효과가 커지고 프로그램도 다양해지면서 최근에는 '포레스트(forest)+에듀케이션(education)'의 합성어인 '포레듀케이션(foreduc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섀르반의 숲 탐험대는 바로 그 포레듀케이션의 정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전에는 숲 체험을 통해 직접 나뭇잎과 각종 열매, 씨앗을 만지며 아이들이 숲과 교감할 수 있는 체험 활동으로, 오후에는 다양한 식물로 스토리텔링, 황토 수건 만들기 등 자연을 놀이와 접목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참가 아동 20명에게는 티셔츠·아동용 자외선차단제 등 섀르반의 제품을 제공해 숲 체험을 하면서 자사 제품에 대한 품평과 반응을 자연스레 가능하도록 했다. 숲 탐험대와 같은 포레듀케이션 프로그램은 섀르반 브랜드 철학인 '자연과 함께 커가는 아이들'이라는 테마를 소비자와 공유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유치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넓혀갈 수 있는 효과적인 창구인 셈이다.

이날 참가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5살 아들을 데리고 행사에 동행한 주부 어미연(41)씨는 "평소 자연과 가까이할 기회가 잘 없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가 흙을 만지고 나무를 만지며 감성을 키우고 친구들과 함께 협동해 나가는 과정을 자연스레 체득하는 것 같다"며 "섀르반에서 제공된 옷을 입고 직접 자연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아이 몸의 특성을 어떻게 반영해 제품을 만들었는지 가까이에서 조금이나마 느낄 수도 있고 브랜드에 대한 남다른 신뢰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섀르반 관계자는 "겨울에는 숲이 아닌 스키장 등에서 자연 활동을 이어가는 등 포레듀케이션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찾는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한국·중국 동시 브랜드 출시로 현재 국내 15개, 중국 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섀르반은 올해 국내 매장 수를 20개까지 확대하는 등 소비자 체험 프로그램을 발판삼아 세 넓히기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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