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후세인 대통령 스스로 권좌에서 물러나 해외로 망명하는 방안이 일부 아랍국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따라 지난 91년 걸프전 때처럼 중동지역 전체의 안정이 깨지는 것보다 조용한 외교적 해결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안이라는 것.
이와 관련, USA투데이는 26일 후세인 대통령에게 UN(국제연합)의 결의를 따르도록 촉구한 바 있는 카타르의 하마드 알-타니 외무장관이 미-이라크전을 피할 수 있는 외교적 방안으로 후세인의 퇴진을 처음으로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특히 후세인 대통령이 권력 이양 후 해외망명 수순을 밟는 것이 현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자신의 퇴임 촉구 소식을 접한 후세인 대통령은 격분한 나머지 이라크 주재 카타르 외교관의 철수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미국은 카타르가 제시한 후세인 대통령의 자진 퇴임안을 은근히 반기는 분위기. 이는 궁지에 몰린 후세인 대통령이 생화학 무기 등 대량 살상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원천 봉쇄할 수 있는데다 엄청난 규모의 전쟁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USA투데이의 진단이다.
김창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