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에 '자린고비' 청약 늘어난다
경기도 화성ㆍ판교 등 2기 신도시 분양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주택시장 침체까지 맞물리면서 아파트 분양시장에 ‘자린고비’형 청약이 늘어나고 있다.
자린고비형 청약이란 순위(1~3순위) 내 신청시 당첨되면 통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점을 고려, 무순위 신청을 선호하는 것을 말한다. 무순위로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청약통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순위 내에서 미달사태를 빚은 남양주 덕소에서 이 같은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동부건설은 이곳에서 32~53평형 1,200가구를 분양했지만 1~3순위에서 많은 가구가 미달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미달소식이 알려지면서 견본주택 방문객이 오히려 늘었다는 점.
덕소 동부센트레빌 모델하우스에는 하루 평균 1,000여명이 방문하는 등 분양 당시보다 열기가 뜨겁다. 이에 따라 본계약이 실시되지 않았는데도 우량 미계약물량을 미리 선점해놓으려는 예비신청자가 1,500명에 달하고 있다.
인근 지역에서 동부건설보다 2주 정도 앞서 분양한 현대산업개발도 예외는 아니다. 분양 당시 0.8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통장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1~2주 만에 계약률이 70%를 넘어섰다는 게 현대산업개발측의 설명이다.
분양대행사인 좋은집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그렇다 보니 통장이 필요 없는 미계약물량에 대해 실수요자들이 아름아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
입력시간 : 2004-08-18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