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과 함께 찾아온 공포물

성큼 추위가 다가선 계절, 영화가엔 때아닌 공포 물결이 넘실대고 있다. 이 달 들어 개봉한 공포물만 해도 `어둠의 저주`(Darkness Falls), 아카시아( 이상 17일) `인비져블`(Invisible), `데스 워치`(Death Watchㆍ이상 10일) 등. 주말 이후 개봉할 공포물 중에도 관객의 눈길을 받을 만한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아이덴티티=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지적인 스릴러물. 고립된 모텔에서 일어난 연쇄 살인사건이 배경이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모티브로 한 밀실 살인사건으로 입체적인 구성과 정교한 반전 모두 평가할 요소가 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네바다주 사막의 외딴 모텔에 11명의 사람들이 모여든다. 여배우와 리무진 운전사, 경찰과 살인범, 매춘부, 신혼부부 등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은 전화선마저 끊겨버린 모텔에 모여 어둠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처참한 연쇄살인이 시작되고 극도의 공포와 함께 이들이 지닌 비밀도 차츰 벗겨지기 시작한다. `스크림` 시리즈를 제작했던 제작자 캐시 콘래드의 작품. 31일 개봉. ◇지퍼스&크리퍼스2(Jeepers Creepers2)=무명 감독과 신인 배우, 소규모 제작비가 모였지만 1,2편 모두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2001년 미국 노동절 연휴에 개봉된 1편은 `아메리칸 파이2`, `디 아더스` 등 쟁쟁한 화제작을 누르고 노동절 연휴 역대 최고 수입(1,580만 달러)을 올리기도 했다. 끔찍한 식인마의 모습과 잔인한 살해 장면 등이 독특한 전율을 자아낸다는 평. 이런 이유로 1편은 국내 개봉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2편은 순조롭게 상륙했다. 박쥐의 날개를 지닌 식인마가 23년마다 되살아 나 23일간 사람을 먹어치운다는 설정. 대결 상대는 전편의 대학생 남매에서 고등학교 농구단으로 확대됐다. 31일 개봉. ◇서클= 연쇄 살인범과 주변 이들의 전생을 둘러싼 미스터리 심령물. 다섯 명의 여인을 살해한 연쇄 살인범 조명구(정웅인 분)가 여섯 번째 범행을 저지른 현장에서 검거된다. 검사 오현주(강수연 분)는 살인범의 사형을 주장하지만 명구가 범행을 부인하는 명구의 애인 미향이 등장한다. 최면술을 통해 명구와 미향이 전생이 밝혀지면서 수사는 미궁에 빠져든다. 배우 강수연이 `송어`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하는 작품. 박승배 감독. 11월 14일 개봉. <권구찬기자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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