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가짜 고시생 사건'처리 진세리 검사 시보

"正道걷는 법조인 될터""같은 여성을 보호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일했는데 좋은 성과가 있어 보람이 있어요" 서울지검에서 검사 시보(試補)로 일하고 있는 한 여성 사법연수원생이 단순 사기사건으로 묻힐 뻔했던 '가짜 고시생 사건'을 처리, 법조계에 이목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인은 진세리(25ㆍ연수원32기) 검사시보. 그는 지난달 23일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을 사칭, 한 여성 간호사에게 4년 동안 6,000만여원을 편취한 사이비 고시생 박모(36)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진 시보는 단순 사기사건으로 경찰에서 불구속 송치된 이 사건을 검토하던 중 박씨가 이 간호사와 만나면서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도 간호사에게 편취한 돈을 생활비와 유흥비 등으로 사용한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지난해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신세대 법조인으로 대학 재학 중 사법 시험에 합격했다. 그가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아버지인 진행섭(56ㆍ연수원 22기) 변호사의 영향이 가장 컸다. 진 변호사는 행정고시와 공인회계사 시험까지 패스한 '3관 왕'으로 현재 서울 서초동에 개업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진 시보는 "처음에는 검찰 업무가 딱딱하고 힘들 것만 같았는데 1달여간 생활해 보니 현실 문제에 직접 참여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묘미'가 있다"며 "서로 위해 주고 화합하는 분위기가 검찰 내부에 충만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법조인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우선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인정 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또한 공정하게 맡은 일을 처리해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김정필 서울지검 형사10부 부장검사는 "각계 각층에 여성의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검찰에는 1,000여명의 검사 중 여성 검사가 69명 밖에 없다"며 "진 시보 같은 우수한 여성 인력이 검찰에 지원해 수사의 질을 높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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