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2월 19일] 대정부질문 무용론
이현호기자 hhlee@sed.co.kr
국회는 18일 교육ㆍ사회ㆍ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을 끝으로 2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을 마무리했다.
나흘간 여야 의원 52명이 교육ㆍ사회ㆍ문화 분야를 비롯해 정치, 경제, 외교ㆍ통일ㆍ안보 등에 대한 대정부질문을 쏟아냈다. 대정부질문은 대통령제를 채택한 전세계 국가들 중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도입하고 있다. 대정부질문은 또 언로가 차단됐던 독재정권 시절 야당이 탄압을 피해 정권을 비판하는 순기능 역할을 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대정부질문이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대정부질문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 2월 임시국회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본회의장에 '꽉찬 국무위원석'과 '텅빈 국회의원석'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대정부질문에 나선 의원들 또한 여야를 막론하고 개인의 정견 발표나 웅변의 장으로 여기고 있다. 게다가 분야별로 나눠져 있는 대정부질문의 주제에서 벗어나 자당의 논리만을 역설하는 상황도 반복되고 있다. 지역구 민원을 질문에 포함시키는 '고질병'도 여전하다.
민감한 질문에는 '동문서답'을 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국무위원의 태도 역시 문제다. 이 같은 태도는 대정부질문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받지만 정부 정책의 변화를 기할 만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 정책에 대한 질 높은 답변보다 이 자리만 피하면 된다는 식의 인식이 팽배한 것도 문제다. 정치권 안팎에서 상임위별로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해당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긴급현안질의를 하는데 굳이 별도의 대정부질문을 할 필요가 있냐는 주장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매번 반복되는 대정부질문 무용론, 이제라도 정치권이 이 같은 질타를 귀담아 들어 알찬 대정부질문을 하던가 아니면 대정부질문을 아예 폐지해 의정활동의 진면목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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