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제품값 상승세 "당분간 지속"

7월 바닥 찍은후 본격 반등 흐름… 업체 4분기 실적개선 기대 높아져
신흥국 수요 꾸준히 늘고
대만社 가동 중단 사태로
에틸렌·파라자일렌등 급등
"내년 올 보다 더 이익낼것"


주요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본격적인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이후 시작된 화학제품 가격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화학업체들의 올 4ㆍ4분기 실적개선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화학제품의 기초 유분인 에틸렌 가격은 올초 톤당 1,300달러선에서 7월 800달러선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진 뒤 반등에 나서 이달에는 1,100달러선까지 올랐다. 합성수지제품인 고밀도폴리에틸렌(HDPE)과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가격도 7월 대비 각각 19%, 22% 상승했다. 또 합성섬유의 원료로 쓰이는 파라자일렌(PX) 가격이 7월 이후 40% 올랐고 합성고무인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는 같은 기간 24% 뛰었다. 이처럼 화학제품 가격이 최근 강세를 나타내는 것은 중국ㆍ인도 등 신흥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대만 포모사의 잇단 화재 등 역내 생산설비 가동 중단 사태가 이어지며 수급이 타이트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10월 초 국경절 연휴 이전까지 구매에 소극적이던 중국 바이어들이 연휴 이후 급격하게 제품 구매를 늘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작황 부진으로 면화와 천연고무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체재인 합성섬유와 합성고무가 각광받고 있는 점도 이들 제품의 원료인 화학제품 수요가 늘어난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화학제품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앞으로 유가 상승이 예상되는데다 신흥국의 수요 증가와 내년 초 역내 생산설비 신증설이 일단락되는 점을 감안하면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화학제품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삼성토탈의 한 관계자도 "각국이 성장 지향의 경제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중간재인 화학제품에 대한 수요가 견조하고 중동 지역 설비 신증설 마무리로 수급 균형도 좋아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3ㆍ4분기 제품 가격 약세로 실적이 둔화됐던 화학업체들이 4ㆍ4분기에는 뚜렷한 실적개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최근 기업설명회에서 "4ㆍ4분기가 비수기이기는 하지만 현재 시황이 괜찮고 제품 가격 추세를 보면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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