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 인수ㆍ합병(M&A) 열풍이 몰아치면서 전세계 M&A 규모가 3조5,000억달러를 돌파, 사상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세계적인 장기간 저금리 추세로 현금 보유량이 대폭 늘어난 기업들이 앞다퉈 대형 M&A에 나서면서 철강ㆍ통신ㆍ의료 등 전산업에 걸쳐 합종연횡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와 CNN머니는 지난 26일(뉴욕 현지시간) 하루동안 3건의 대형 M&A로 모두 900억달러(약86조원)가 거래되면서 전세계 M&A시장을 뜨겁게 달궜다고 보도했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끈 M&A는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미탈스틸이 2위 업체 아르셀로를 340억달러에 인수한 것이었다. 여기에 세계 3위 구리생산업체인 펠프스닷지가 400억달러에 캐나다 광산업체인 인코-팰콘브릿지를 사들였고, 존슨 앤 존슨도 화이자의 소비자건강부문을 166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히면서 M&A에 대한 관심을 한껏 고조시켰다. 이에 올해 글로벌 M&A 규모가 3조4,600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 2000년 기록을 깨뜨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잇따랐다. 시장조사기관인 톰슨 파이낸셜의 리차드 피터슨 분석가는 "올 들어 M&A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급증한 1조7,500억달러(약 1,660조원)에 달한다"며 "이런 추세대로라면 2000년도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화이자의 법률 고문인 루이스 베빌락챠는 "올해 남은 기간에도 M&A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M&A 시장의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M&A 시장이 본격 부활한 것은 상품 가격 상승 외에도 지난 수년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로 글로벌 유동성 증가와 경제 호황에 따른 기업들의 수익 개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피터슨 분석가는 "지난 3년간의 호황으로 기업들이 현금을 대량 쌓아두고 있다"며 "이것은 기업들이 M&A 관련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M&A에 집중 투자하는 사모투자펀드(PEF)의 활동도 한몫 거들고 있다. 투자분석업체인 로버트 베어드의 스티븐 버나드 M&A 분석가는 "이런 기회는 '잡느냐, 잃느냐'의 문제"라며 "PEF와 헤지펀드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M&A 시장에)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차기 M&A 주인공에 쏠리고 있다. 현재 홍콩의 최대 통신업체 PCCW와 룩셈부르크의 이동통신업체 밀리콤 인터내셔널 등 매물 대상에 올라와있어 통신 분야의 M&A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 CNN머니는 전문가를 인용,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베라선이나 퍼시픽에탄올과 같은 에탄올 제조업체에 대한 대기업들의 구애의 손길이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