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 심화

단기 예·적금·국채등 유동성비중 증가세


최근 몇 년간 금융시장 유동성 확대의 상당 부분이 만기 2년 미만의 정기 예ㆍ적금이나 국채 및 지방채 등 수익성이 낮은 원금보장형 자산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LG카드 사태 등을 겪으며 확산된 금융자산 불안심리에 부동산 가격 급등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 선호경향’이 확대된 때문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저금리 기조가 수년간 이어지며 금융상품간 수익률 차이가 줄어든 점도 일조한 것으로 지적됐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통화 및 유동성 지표 가운데 만기 2년 미만의 정기 예ㆍ적금, 시장형 상품, 금융채 등의 증가율이 지난 2004년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한은의 유동성 지표 가운데 광의통화(M2)에서 협의통화(M1)를 뺀 이 부분은 외환위기 이후 급등락을 거듭하다 최근 들어 서서히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2003년에는 4.41%에 그쳤던 증가율이 2004년 8.30%, 2005년 17.26%로 매년 2배가량 증가해왔다. 여기에 국채ㆍ지방채ㆍ회사채 등 정부와 기업이 발행하는 안전자산(L-Lf) 역시 2003년 이후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그동안의 저금리 여파와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 상실로 투자 트렌드가 단기화ㆍ안정성 위주로 바뀐 탓으로 풀이된다. 정유성 한은 금융통계팀 차장은 “과거 수익증권 등의 실적배당 상품에서 안전자산 위주로 금융투자 주력 부분이 완전히 옮겨갔다”며 “몇 년간 급증한 적립식 펀드 역시 수익률이 어느 정도 보장된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 부분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률 차이가 없다 보니 은행권 예ㆍ적금으로 자금이 몰리는 경향도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경제연구원이 국내 직장인들의 재테크 수단 선호도를 설문 조사한 결과 20% 이상이 금융자산 중 안전성이 높은 적금ㆍ예금을 1순위로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이후 과도한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은행상품 위주로 금융산업을 재편하고 있다”며 “간접금융시장의 선진화가 이어지지 않으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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