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값올린 「PC통신료 인하안」

◎30분 이하일땐 종전보다 비싸져/사용자 절반이상 불이익 불가피정보통신부가 23일 단행한 PC통신요금 조정 결과 한번 접속하여 30분 이하로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오히려 종전보다 더 비싼 요금을 물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보통신부는 PC통신 이용 확대로 정보화를 촉진하기 위해 현재 시내전화요금보다 30% 싼 「014XY」계열 PC통신용 전화요금을 12월1일부터는 35% 싸게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3분당 28원씩인 통신요금이 12월부터는 3분당 27원으로 내려간다는 설명이다. 정통부는 또 PC통신 다량이용자를 위한 선택할인제를 실시함으로써 PC통신요금은 평균 10.5% 인하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014XY」계열 PC통신의 요금부과는 할인율을 적용한 시간을 따지기 때문에 30%를 적용하고 있는 현재는 2백58초가 1도수이며 35%로 조정될 경우는 2백77초가 1도수가 된다. 즉 현재는 2백58초당 40원이며 12월부터는 2백77초당 41원60전이 된다. 이 경우 한 번 PC통신에 접속해 5분을 쓰면 현재는 80원이지만 조정된 요금대로는 83원20전이 돼 3원20전이 비싸지는 결과를 낳는다. 마찬가지 계산으로 10분 쓸 경우 조정된 요금이 4원80전, 20분일 경우 8원, 30분일 경우 11원20전이 비싸진다. 물론 30분 이상일 경우 인하효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최근 갤럽연구소가 수도권의 PC통신이용자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 PC통신 이용시간이 30분이하인 경우가 전체의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절반 이상의 PC통신 이용자가 정부의 요금인하 발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종전보다 비싼 요금을 내야하는 불이익을 볼 것으로 보인다. 또 한달에 1백시간 이상 PC통신을 하는 이용자들도 대부분 한번 접속해 30분 이하를 이용하기 때문에 잘못된 요금구조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컨대 한번 접속해 30분씩, 한달에 총 1백시간을 이용한다면 현재는 5만6천원만 내면 되지만 12월부터는 5만8천2백40원을 내야 한다. 이번 PC통신 요금조정으로 이같은 결과가 나오는데 대해 PC통신업체들은 『정부가 PC통신 이용자들의 실제 이용패턴을 무시한 채 단순히 3분당 28원이 27원으로 내려가고 선택할인제를 도입한 효과를 계산치로만 분석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PC통신업체들은 『014XY번호를 거치지 않고 일반 시내전화를 통해 PC통신을 할 경우 4%의 시내요금 인상률이 적용돼 PC통신 이용자들은 요금할인혜택보다 불이익을 보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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