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당 0.99달러 '센트시대'돌입 수익성 더 악화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주력 수출품인 128메가 SD램의 현물가격이 1달러 밑으로 추락, 센트(cent) 시대에 돌입했다.
17일 메모리반도체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28메가 SD램의 현물시장 최저가격이 개당 0.99달러로 떨어졌다.
D램업계는 심리적 지지선인 1달러선이 무너지자 앞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256메가 제품과의 비트당 가격이 비슷해지는 비트 크로스(Bit Cross) 현상이 발생, 세대교체가 급속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램업계 사실상 대공황
지난해 10월 개당 10달러를 윗돌던 128메가 SD램이 1년여만에 10분의 1로 폭락한데 이어 '센트 시대'에 들어가자 반도체 업체들의 4ㆍ4분기 수익성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3ㆍ4분기에 반도체부문에서 큰 폭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물론 4ㆍ4분기에 적자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 분기 7,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미국의 마이크론, 독일의 인피니온도 적자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정도로 가격이 폭락할 것으로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며 "현재의 상황은 불황을 넘어서 대공황"이라고 말했다.
◇256메가 주력으로 부상
128메가 SD램의 가격폭락은 256메가 제품이 주력으로 등장하는 시기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전체 D램의 40%를 차지하는 128메가 SD램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반면 256메가 제품 비중을 연말까지 4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이닉스도 60%인 128메가 제품 비중을 축소하고 256메가를 현재 5%에서 8%로 확대하기로 했다.
더구나 256메가 SD램은 이 날 개당 2.45~3.00달러를 기록, 고성능 제품의 비트당 가격이 낮아지는 비트크로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말 64메가에서 128메가로 주력이 바뀐데 이어 1년만에 다시 256메가 시대를 맞고 있다"며 "반도체 경기불황이 주력제품의 세대교체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