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직접 제조·판매추진에 HP "공급중단" 전격 선언
미국의 휴렛팩커드(HP)와 델 컴퓨터간에 프린터 전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HP에서 잉크젯 프린터를 구입해 컴퓨터 구매자에게 재판매해 온 델이 직접 저가 프린터 판매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자 HP가 프린터 공급 전격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델은 HP외에 렉스마크 인터내셔널, 엡손 아메리카, 브라더인더스트리, 캐논 등으로부터 프린터를 공급 받아 자사 컴퓨터 구입 고객에게 팔고 있는데, 독자 브랜드의 프린터가 없어 수익성 제고 및 매출 증대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최근 프린터 회사를 신설하거나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HP는 23일 델이 곧 자체 프린터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만큼 델에 대한 프린터 직접공급 계약을 파기한다고 발표했다. HP의 이 같은 조치는 흑자재정의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프린터 시장에 또 하나의 경쟁자가 등장한다는 것이 껄끄럽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델의 마이크 메이어 대변인은 HP 프린터를 지금처럼 직접 공급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으나 자체 프린터 시장 진출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는 이어 "델이 프린터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 때문에 이 같은 반응을 보인다는 것은 놀랍고 납득이 안 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잉크젯 프린터 시장의 점유율은 HP가 43%로 단연 선두고, 그 뒤를 렉스마크(20%), 엡손(17%), 캐논(11%) 등이 잇고 있다.
한운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