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 ‘꿈의 구장’ 웸블리를 밟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5관왕 꿈을 살려내지는 못했다.
맨유는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2009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준결승전에서 에버턴과 연장까지 0대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대4로 패했다. 지난해 12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과 지난 3월 칼링컵을 우승한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유례 없는 5관왕 달성의 꿈을 꿨으나 FA컵 결승 좌절로 목표를 수정하게 됐다. 더불어 전날 아스널을 2대1로 꺾고 FA컵 결승에 오른 첼시의 거스 히딩크 감독과 박지성의 ‘사제대결’도 미뤄졌다. 맨유와 첼시는 각각 아스널, FC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을 통과하면 오는 5월28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펼쳐지는 결승전에서 만난다.
박지성은 영국 축구의 상징인 웸블리 구장에서 열리는 컵대회 결승전마다 벤치를 지켰으나 이날은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다. 67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한 차례 날카로운 슈팅을 선보였던 박지성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폴 스콜스로 교체됐다. 맨유는 이날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체력이 소진된 주축 선수들을 빼고 페데리코 마케다, 대니 웰벡 등 젊은 선수들을 기용해 다소 경기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전반적으로 무기력했고 공격의 날도 무뎠다. 맨유는 연장 끝에 펼쳐진 승부차기에서 베르바토프, 리오 퍼디난드의 슛이 차례로 골키퍼에게 막히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