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기(사진) 동부그룹 회장이 야심 차게 인수한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종합전자업체로의 도약을 목표로 '동부대우전자'로 사명을 바꾸고 직원들의 급여체계도 대폭 손질하는 한편 5월부터는 스탠드에어컨시장에도 첫 진출하며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대우일렉은 1일 서울 대치동 동부금융센터에서 사명변경 및 비전 선포식을 열고 동부대우전자로 사명을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02년 대우전자에서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사명을 변경한 지 11년 만이다. 동부대우전자는 4월1일을 새로운 창립기념일로 정했다.
대우일렉이 동부대우전자로의 사명변경을 결심하게 된 것은 회사의 새로운 주인이 된 동부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동부그룹은 대우일렉 인수를 통해 기존 소재(전자재료)와 부품(시스템반도체ㆍLED패키지)에 더해 완제품(가전제품ㆍ로봇ㆍLED조명)까지 아우르는 전자사업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이를 통해 동부하이텍ㆍ동부라이텍ㆍ동부익스프레스ㆍ동부제철 등 그룹 계열사들과의 공동 개발을 비롯한 긴밀한 협력을 구상하고 있는 만큼 사명변경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대우'의 브랜드 가치를 감안해 사명변경 이후에도 대우 제품 브랜드는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대우' '클라쎄(Klasse)' '미니(Mini)' 등의 브랜드를, 해외에서는 '대우일렉트로닉스(Daewoo Electronics)' 브랜드를 당분간 사용함으로써 소비자의 혼란을 막고 기존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유지ㆍ확대할 계획이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이번 사명변경은 동부그룹 일원으로서의 일체감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외 전자시장에서 대우 브랜드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며 "향후 전자사업을 그룹의 핵심 주력사업으로 성장시키고 한국의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종합전자회사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동부는 대우일렉 임직원들의 급여체계도 대폭 손질하기로 했다. 대우일렉은 2000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래 올해로 13년째 임직원들의 임금이 동결된 상태다. 이 때문에 대우일렉의 임금은 동부그룹 계열사 평균의 약 7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이 같은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임금인상에 앞서 현행 호봉제를 적용하고 있는 대우일렉의 급여체계를 동부와 마찬가지로 성과주의에 입각한 연봉제로의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동부 관계자는 "지난 13년간 동결된 대우일렉의 임금을 동부그룹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먼저 동부의 급여체계를 이식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며 "자연스레 동부의 성과주의 방식에 기반한 급여체계의 대대적인 개편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일렉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도 본격화한다. 대우일렉은 현재 냉장고ㆍ세탁기ㆍ전자레인지에 국한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향후 TVㆍ에어컨ㆍ청소기 등을 아우르는 종합가전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대우일렉은 기존 한국판매본부에 소속돼있던 아웃소싱팀을 임동초 상무를 팀장으로 하는 별도의 사업부로 확대 개편하고 전문인력을 대거 확충하고 있다.
그 첫 번째 작품은 5월 첫 출시되는 스탠드에어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통해 벽걸이형 에어컨만 소량 생산하고 있는 대우일렉은 스탠드 에어컨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대우 브랜드를 단 TV와 청소기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