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쌓이면서 큰 평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들이 적절한 매수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서울시내 한 중개업소의 유리벽이 급매물 시세표로 뒤덮여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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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이 안개 속에 빠져들면서 큰 평형으로 갈아타기 하려는 사람들이 갈피를 못 잡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9월 이후 청약가점제를 노리는 장기 무주택자들은 그나마 사정이 좀 낫지만, 유주택자 중 큰 평형으로 갈아타기를 고려하는 사람들은 적절한 시기와 매물을 섣불리 고르지 못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갈아타기 시점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당장 오는 5~6월 사이가 갈아타기에 적기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대세하락을 점치며 매수타임을 좀 늦추라는 의견도 있다.
5~6월에 갈아타기를 시도하라는 전문가들의 공통점은 ‘강남대체 신도시 발표’를 향후 부동산 시장의 중요 변수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건설교통부에서 6월말 발표하게 될 강남대체 신도시는 분당급 규모로 광주 오포, 용인 모현, 하남, 과천~의왕, 서울공항 부근 등이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대체신도시’ 발표가 잠잠했던 부동산 시장을 다시 들썩이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강남대체신도시가 발표되면 강남의 인기지역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집값이 움직일 것이다”며 “6월 이후 대선 후보들의 장밋빛 공약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5~6월 사이에 갈아타라”고 권고했다.
이에 반해 매수타임을 늦추라는 전문가들은 강남대체신도시 발표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보단 오는 8~9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들의 급매물을 노리라고 조언한다. 지난해 매수세가 절정에 이르던 9~10월, 갈아타기에 성공한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들은 1년 내에 기존 주택을 처분할 경우 양도세 50%가 면제된다. 따라서 양도세 유예기간의 만기가 임박해서 나오는 급매물 위주로 갈아타기를 시도하라는 입장이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강남대체신도시 발표는 발표 시기만 남겨둔 것이라 시장에 큰 파급력은 없다”며 “지금부터 인기지역 주요 매물이 쌓이는 현상을 눈 여겨 살펴본 뒤 8~9월 사이에 본격적으로 갈아타기를 시도하라”고 말했다.
갈아타기 매물로 강남권 인기 재건축 아파트단지를 노리는 것도 좋지만 위험부담이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박 부사장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들이 최고점 대비 15~25%까지 가격이 하락해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며 “갈아타기를 원하는 수요자들에게는 적극 추천할 만 하지만 재건축 규제 완화가 언제 현실화 될 지 몰라 장기화될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5~6월 갈아타기를 노리는 수요자들은 9월 이전 수도권 신규 분양물량도 눈여겨볼 만 하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가격이 많이 하락했다고 해도 대부분은 평당 3,000만원 안팎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으며, 비재건축 단지는 지난해에 가격도 많이 빠진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대출규제로 자금여력이 없는 사람들에겐 신규분양물량이 유리하다는 의견이다. 정태희 내집마련정보사 연구원은 “신규분양물량의 경우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을 나눠서 입주 전까지 내면 되기 때문에 일시에 잔금을 치러야 하는 기존 주택들 보다는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5~6월 사이에 분양되는 유망 단지는 용산구 원효로 1가에 ‘금호리첸시아’ 260가구와 화성 동탄 ‘포스코더샵’ 1,266가구, 인천 송도신도시 ‘포스코센트럴시티1’ 729가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