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이 그다지 중요치 않은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는 데 제주도만한 곳도 없죠.”
7일 온라인게임 `천상의 문`(www.gth-online.co.kr) 런칭 발표회를 개최한 허건행 지스텍 사장은 본사를 제주도로 옮겼던 `모험`이 성공의 발판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한결같이 서울에만 몰려있는 터에 멀리 제주도에 둥지를 튼다는 게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트랙시티` 등 아동용 PC게임 7~8종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던 지스텍이 제주도행을 결정한 것은 지난해 1월. 핵심 개발자들이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게임회사에 무더기로 스카우트돼 게임 제작에 차질을 빚자 허 사장은 중대 결심을 했다.
60여명이 넘던 직원 중 제주도행에 동의한 직원은 40여명. 이들을 이끌고 천상의 문 개발에 매달려 이날 발표회를 갖기까지 1년8개월여 동안 퇴사한 직원은 3~4명에 불과했다. 처음엔 도망치듯이 내려갔지만 인터넷 덕분에 서울과의 거리감이 없어진 데다 다른 환경은 오히려 서울보다 나았다는 설명이다.
지스텍이 개발한 천상의 문은 요즘 상한가를 달리는 `리니지2` 류의 정통 롤플레잉게임이다.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이 100억원대를 훌쩍 넘기는 최근 추세에서 중소 업체가 도전하기에 그리 쉬운 분야는 아니다.
허 사장은 “개발비만 15억원 정도 들었고 마케팅 비용은 올해 10억원쯤 예상하고 있다”며 “게임에 자신있기 때문에 퍼블리셔(배급업체) 없이 독자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스트 중이었던 게임을 이미 일본, 중국, 싱가포르, 타이, 말레이시아 등 5개국에 수출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저사양 PC에 맞춘 게임이라 리니지2보다는 그래픽이 다소 뒤떨어지지만 크게 느껴질 만큼은 아니다”면서 “자체 개발한 풀3D 게임엔진을 채용해 업그레이드도 쉽다”고 설명했다. 지스텍은 내년 상반기 이 게임엔진을 별도로 상품화할 계획이다.
허 사장은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신세계I&C에서 게임구매 업무를 담당하다 지난 99년 지스텍을 설립했다.
<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