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센 3년만에 '메이저 킹'

US오픈 최종, 미켈슨 제치고 2001년 이어 2번째
우즈 6오버 17위·최경주는 31위에

필 미켈슨이 17번홀에서 보기 퍼트를 미스하자 안타까워 하고 있다.
/ 사우샘프턴(미국 뉴욕주)=AP연합

시네콕 힐스의 17번 홀(파3ㆍ179야드) 그린이 제104회 US오픈 챔피언을 결정했다. 앞 뒤 팀이었지만 매치 플레이 하듯 경기를 진행한 레티프 구센(35ㆍ남아공)과 필 미켈슨(34ㆍ미국). 두 선수는 모두 이 홀에서 티 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보기 좋게 탈출했지만 미켈슨은 불과 1.5㎙거리에서 3퍼트를 하며 더블보기로 무너졌고, 구센은 단 한번에 1㎙ 파 퍼트를 성공시켰다. 그렇게 구센은 2타차로 미켈슨을 제치고 ‘코스와의 투쟁’에서 최후 승자로 살아 남았다. 구센이 21일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시네콕힐스CC(파70ㆍ6,996야드)에서 끝난 이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1오버파 71타를 기록, 최종합계 4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그는 지난 2001년 연장전까지 치른 끝에 정상에 오른 지 3년 만에 메이저 대회 2승 기록자가 됐다. PGA투어 통산 4승째. 구센은 또 우승상금 112만5,000달러를 챙기며 시즌 상금랭킹 29위에서 6위(232만7,292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구센이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앞설 때 흥분하지 않고 처졌을 때 흔들리지 않았던’ 마인드 컨트롤 덕분. 콘크리트 바닥 같은 그린에서 모두 24개 퍼트만 기록한 것이 그 증거다. 2001년 마지막 홀 3퍼트 때문에 다음 날 연장전까지 치러야 했던 그는 경기를 마친 뒤 “3퍼트만 하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2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들어 선 구센은 함께 플레이한 동갑내기 고향친구 어니 엘스(35ㆍ남아공)가 자멸하는 바람에 앞 팀에 있던 미켈슨과 시소 게임 하듯 숨막히는 접전을 펼쳤다. 첫 홀에서 버디를 했지만 이후 10번 홀까지 보기만 3개를 더 하는 바람에 동타가 된 그는 미켈슨과 선두경쟁을 하다가 미켈슨이 버디를 잡은 15번홀에서 또 동타가 됐다. 16번 홀에서 미켈슨이 버디를 잡자 구센이 버디로 응수하면서 제자리 걸음. 그러나 운명의 17번홀에서 미켈슨이 더블보기로 결정적인 실수를 하면서 2타차로 구센이 다시 앞섰고 구센은 그 차이를 끝까지 지켜냈다. 구센과 동반한 엘스는 더블보기를 4개나 하며 10오버파 80타나 쳐 최종합계 7오버파 287타로 공동9위까지 내려 앉았다. 최경주(34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는 5오버파 75타를 쳐 최종합계 15오버파 295타를 기록했지만 순위는 공동31위로 전날(공동59위)보다 오히려 크게 뛰어 올랐다. 이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단 1명도 없었고, 엘스와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80타, 찰스하웰 3세가 83타, 빌리 메이페어는 무려 89타를 쳤던 것을 감안하면 최경주의 스코어는 양호한 편. 타이거 우즈도 최경주 보다 1타 뒤진 6오버파 86타로 최종라운드를 마쳐 합계 10오버파 290타로 공동 17위에 그쳤다. 비제이 싱도 이날 8오버파나 쳐 합계 13오버파로 공동 28위에 처졌다. 마루야마 시게키는 합계 4오버파 284타로 마이크 위어(캐나다)와 함께 공동4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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