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고속도 노선 변경… "골프장 특혜 의혹"


울산시가 고속도로 노선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변경 추진하면서 골프장을 추진하는 특정 업체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울산시가 변경을 추진중인 노선안은 정보기술(IT) 관련 첨단산업체들의 입주가 예정된 ‘하이테크밸리’를 관통하도록 돼 있어 기업도시를 표방하는 울산시가 되레 기업활동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8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산시는 최근 울산~함양간 고속도로 가운데 울주군 삼남면 일원을 통과하는 구간을 당초 설계보다 서쪽으로 1km 옮겨 확정하도록 한국도로공사측과 협의 중이다. 울산~함양 고속도로는 울주군 청량면과 경남 함양군 지곡면을 잇는 연장 144.8㎞의 왕복 4차로 도로로 지난 2009년 12월 기본설계에서 삼남면 삼성SDI와 방기택지지구 사이를 지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내년 연말 완료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실시설계에서 노선을 언양 방면으로 1㎞가량 옮겨지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기존 노선이 방기택지지구와 너무 가깝고, 경부고속도로와 교차하는 분기점이 통도사IC와 불과 1㎞도 떨어지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이 노선 변경의 이유다. 울산시가 추진중인 변경 노선안은 울산시에서 지정한 292만280㎡ 규모의 첨단 산업단지인 하이테크밸리 한가운데를 관통하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하이테크밸리 입주 업체들과 삼남면 강당마을 주민들은 울산시가 특정 업체의 골프장 예정 부지를 피하기 위해 노선 변경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당초 확정된 기본 노선안은 부산의 W사가 추진중인 160만㎡ 규모의 골프장 예정부지 한가운데를 관통하도록 돼 있으나 시의 노선 변경이 이루어질 경우 골프장 외곽을 거쳐 나가게 된다. W사는 지난해 10월 이 곳에 27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 건설 허가 신청을 울산시에 냈다가 불과 한달여 만에 자진 취하한 적이 있어 이번 노선 변경 추진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하이테크밸리 입주업체들과 주민들은 최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개인 기업이 골프장 조성을 추진하는 땅에 고속도로 노선이 계획되자, 시가 노선 변경을 추진하는 동시에 노선이 확정될 때까지 골프장 허가를 미루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면서 “한때 시가 도로공사에 ‘고속도로가 하이테크밸리를 지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도 이런 의혹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울산시의 노선변경은 하이테크밸리 입주기업들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고속도로의 진동과 소음 등이 ‘초정밀 전기ㆍ전자 소재부품공단’을 표방하는 이 공단의 기능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입주 업체 대표는 “노선변경이 이뤄지면 고속도로 교각이 공장 부지 바로 옆에 들어서게 된다“며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들로 인한 소음과 진동으로‘초정밀’부품 생산이 불가능해 진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수조원이 투입되는 국가사업에 골프장 업체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 자체가 억측”이라며 “택지와 거리를 두고, 도로 구조상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목적 외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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