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측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DJ 정계개편 역할론’에 대해 정치 불개입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을 수행중인 최경환 비서관은 3일 공식 논평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4년 동안 일관되게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일절 정치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비서관은 또 “최근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김 전 대통령과 누구와의 연대’, ‘여권통합에서 김 전 대통령의 역할론’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이 공식논평을 통해 정치 불개입 의지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비서관은 일부 언론이 오는 11월 ‘김대중 도서관 후원의 밤 행사’가 범여권 결집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한 것에 대해 “후원의 밤 행사는 연세대학교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정치권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정치권 인사로 자문위원단을 구성한다는 보도는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 비서관은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와 같은 민족적 문제와 세계 평화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노력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공식 논평에도 불구하고 김 전 대통령의 역할에 대한 여권 일각의 기대는 쉽게 수그러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항상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정치 현안에 대해 언급해 왔지만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은 항상 컸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김대중 도서관에서 미국계 뉴스전문채널인 CNN 방송과 가진 대담내용도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한반도정세, 6자 회담 재개방안, 북한 위폐문제 해결방안 등 현실정치와 거리를 둔 외교ㆍ안보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추석 연휴기간 동교동 자택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오는 11일과 19일로 예정된 전남대와 서울대 강연을 앞두고 강연문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