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서 펀드 비중 8년 만에 5%대로

장기 불황에 설정액 줄어
자산운용사 영향력 감소

자산운용 업계가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주식시장에서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식 시가총액 중 펀드를 통해 투자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5.89%로 2005년 말(5.67%)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 2005년 말 5%대에 머물다가 적립식 투자 활성화로 2006년 말 6.59%, 2008년 말 9.63%로 정점을 찍었던 이 비중은 이후 펀드 업계 불황으로 감소세를 보여 2010년 말 6.27%, 2011년 말 6.40%, 2012년 6.09%에 이어 지난해 말 5%까지 주저앉은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 국내 자산운용사가 수급주체 중 하나로서 미칠 수 있는 영향력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펀드의 주식 편입 비중이 낮아지는 현상은 펀드 설정액 자체가 줄어들면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여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주식형펀드(국내+해외) 설정액은 2008년 말 140조원 수준에서 2009년 말 126조원, 2010년 말 101조원, 2012년 말 95조원에 이어 지난해 말에는 85조원으로 급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형펀드로 다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있지만 증시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어 기관투자가들은 주식을 더 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펀드의 채권 편입 비중은 지난해 말 7.46%로 전년 말(6.57%)보다는 소폭 높아졌다. 지난 2004년 말 16.78%에서 2008년 말 7.58%까지 줄었다가 국제 금융위기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며 2010년 말 9.15%로 올라섰다가 현재는 6~7%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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