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를 보던 시중 대기성 자금이 저금리에 견디지 못하고 고금리 상품으로 움직이는 조짐이 보인다고 한국은행이 진단했다. 한은이 8일 발표한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수신은 지난 2월보다 5조2,000억원 줄었다. 은행 수신은 지난 1월 5조5,000억원 감소했다 2월에는 20조6,000억원 급증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가 크게 내려가면서 금리 경쟁력이 떨어진데다 2월 말 휴일로 3월 초에 결제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줄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도 2월에는 11조4,000억원 증가했으나 3월에는 3조원 줄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시중자금의 '블랙홀'이었던 머니마켓펀드(MMF) 수신이 감소세로 돌아선 점이 컸다. MMF에는 1월 18조5,000억원, 2월 14조8,000억원 순유입됐으나 3월에는 3조7,000억원 순유출됐다. 반면 주식형 펀드는 주가가 오르면서 2월 1조1,000억원 감소에서 3월 1조5,000억 증가로 반전됐다. 김현기 한은 통화금융팀 차장은 "그동안 MMF에 집중됐던 단기 대기성 자금이 주식 및 회사채, 서민금융기관 등 여타 고금리 상품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당분간 MMF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이 이날 함께 발표한 '2월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을 보면 광의통화(M2ㆍ평잔)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4% 늘어나면서 전월의 12.0%에 비해 증가율이 크게 낮아졌다. 3월에도 11% 안팎까지 낮아질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M2 증가율은 지난해 5월 15.8%에서 9개월째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다.